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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남자 4개 구단의 한여름 이벤트매치 성사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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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남자 4개 구단의 한여름 이벤트매치 성사 뒷얘기

김종건 기자 입력 2019-07-04 13:14수정 2019-07-0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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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삼성화재 신진식 감독-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KOVO·한국전력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OK저축은행 한국전력 등 V리그 남자부 4개 구단은 21일부터 나흘간 부산 기장군에서 흥미로운 이벤트를 한다. 한창 체력을 다지고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작업을 하는 가운데 4개 팀이 부산 기장에서 이벤트매치를 하기로 약속했다. 아직 외국인선수가 팀에 합류하지 않았고 각 연령별 국가대표선수들이 차출돼 팀마다 선수구성은 완벽하지 않지만 그동안 훈련해온 것을 점검하고 앞으로 준비할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자리다.

이번 행사가 주목을 받는 것은 경기장소가 구단의 연고지역이 아닌 부산 기장군이라는 점이다. 현재 V리그는 대부분 구단의 연고지와 훈련장을 수도권 가까이에 두고 있다. 도로공사가 김천에서 지방 중소도시의 V리그 정착 성공사례를 만들었지만 부산, 광주 등 남쪽지방의 큰 도시를 빼고 리그가 열리는 것에 지방 팬들은 불만이 많았다.

프로농구와 비교한다면 V리그 시장의 편협성은 더욱 아쉬웠다. V리그가 겨울을 대표하는 스포츠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이 연고지의 전국구와 시장 확대정책이다. 그래서 KOVO는 컵대회를 지방에 유치해 V리그를 경험하지 못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지난해 여자부가 충청남도 보령에서, 남자부가 충청북도 제천에서 경기를 한 것이 그 예다. 오는 9월에는 순천에서 남녀경기를 분리해 KOVO컵이 열린다. 물론 이것은 KOVO가 행사주관이 되는 공식행사다.

이번 4개 팀 간의 경기는 KOVO가 주최하지 않는다. 4개 구단의 사무국장과 감독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이벤트다. 단순히 경기만 하지 말고 아직 V리그를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관중들에게 배구의 매력을 선사하면서 시장도 개척해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 지난해 홍천 유소년대회에 참가했던 어린 선수들을 위해 스페셜경기를 펼쳤던 현대캐피탈-삼성화재의 V클래식 매치가 이벤트매치의 시작이었다. V리그의 전통적인 라이벌인 두 팀은 시즌 중에는 리그 클래식경기를 하고 비시즌에는 팬 서비스 차원에서 유소년을 동반한 봉사활동을 겸한 클래식매치를 하기로 약속했다.

6월 4일 KOVO 워크샵에 참가했던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과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은 약속대로 V클래식매치를 열기로 한 뒤 경기장소를 어디로 할지를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이때 옆에서 얘기를 듣던 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과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이 “좋은 행사에 우리도 끼워 달라”고 요청하면서 판이 커졌다. 초중고 동기인 두 감독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던 최태웅 감독을 보면서 신진식 감독도 “그럼 같이하자”고 화답했다. 감독들은 각자 구단에 이런 내용을 알려 행사에 동참하겠다는 약속을 즉시 받아왔다.

이렇게 해서 세계배구 역사상 최초로 초중고에서 함께 선수생활을 한 3명 동기 프로팀 감독의 첫 대결이 부산에서 벌어지게 됐다. 지난해 중고교 동창 사이인 도로공사 김종민,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이 벌였던 우정의 플레이오프가 봄 배구의 흥행을 살렸던 것을 기억한다면 더욱 흥미로운 이벤트다. 감독들은 V리그에 소외됐던 지역 팬들에게 새로운 즐거움도 주면서 배구 꿈나무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함께하기로 약속했다. 경기 뒤 반드시 팬 사인회를 열고 이벤트대회 기간에 지역 12개 배구학교의 꿈나무 200명에게 배구교실을 열어주기로 했다. 선수들이 학교를 찾아다니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또 아마추어 배구 활성화를 위해 부산시청 팀과의 친선경기도 준비하고 있다.

4개 구단 사무국장들은 KOVO 워크샵에서 만들어진 아이디어를 가지고 그동안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문을 두드렸다. 다행히 좋은 스포츠이벤트가 지역 주민들의 여가와 문화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부산시 체육회와 체육담당 공무원들이 해준 덕분에 부산 기장 실내체육관에서의 이벤트가 완성됐다.

이처럼 현장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여럿의 힘과 의견을 모으면서 팬들이 꿈꾸는 이벤트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구계가 공유한다면 V리그는 앞으로도 시장개척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 같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소중한 아이디어를 응원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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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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