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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항 인근 표현, 유관기관 협의해 결정”… 靑개입설 차단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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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항 인근 표현, 유관기관 협의해 결정”… 靑개입설 차단 주력

손효주 기자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조동주 기자 입력 2019-07-04 03:00수정 2019-07-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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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목선 노크귀순’ 조사결과 발표
고개 숙인 국방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북한 목선의 ‘해상 노크 귀순’ 사건에 대한 합동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정부가 북한 목선 귀순 사건이 발생한 지 18일 만인 3일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은폐 및 축소 의혹을 해소하기보다는 오히려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날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발표된 국방부, 국가정보원, 해경 등 관련 기관의 ‘북한 소형 목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브리핑’의 핵심은 ‘축소·은폐 의혹 조사 결과’였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도 청와대와 군 당국이 그동안 내놓은 해명을 반복했다. “초기 상황 관리 과정에서 대북 군사보안상 통상적으로 쓰는 용어인 ‘삼척항 인근’으로 발견 장소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에 “‘삼척항 방파제’라 하지 않고 삼척항 인근이라고 모호하게 표현할 때 얻을 수 있는 대북 군사보안상의 이익은 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목선 발견 장소를 구체적으로 밝히면 우리 군의 해안 경계 시스템이 일부 드러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명확하지 않은 해명을 이어갔다.


“애초에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쓰자고 제안하거나 제시한 주체가 누구냐”는 질문도 나왔다. ‘윗선’이 남북 군사합의로 인해 경계가 느슨해졌다는 비난이 일 것을 우려해 ‘삼척항 인근’에서 표류하다가 발견된 것처럼 모호하게 표현하도록 지시한 것 아니냐는 것.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해경, 군 당국 등 유관기관이 협의한 것”이라고 답했다. “유관기관에 청와대가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청와대는 ‘삼척항 인근’ 표현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해경과 군이 순수하게 논의해서 결정한 것”이라고도 했다. 국방부는 큰 틀에서는 청와대와 발표문 내용을 논의했지만 세세한 표현까지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는 등 ‘청와대 개입 의혹’을 해명하는 데 주력했다.


은폐·축소 의혹을 조사한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을 조사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군 관계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개입 의혹을 밝힐 핵심 인사인 두 사람을 제외했다는 건 ‘반의 반쪽’짜리 조사이고, 애초부터 청와대와의 연결고리를 밝혀낼 의지가 없었다는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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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은폐·축소하지 않은 증거 중 하나로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에 논란이 있어 합동참모본부가 6월 18일 기자들에게 발견 지점을 삼척항 방파제라고 정정해 문자로 공지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합참은 당시 문자 공지를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국방부 기자단 간사를 통해 6월 18일 늦은 오후 구두로 전달했다. 이마저도 언론에서 목격자 증언으로 ‘목선이 삼척항 인근 해상에서 발견된 것이 아니라 삼척항까지 입항했다’는 보도가 이어진 후에 나온 뒤늦은 조치였다.

정부 결론은 결국 은폐·축소 의도는 없었지만 군이 군사보안에 집중한 나머지 국민 눈높이를 고려하지 못해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이다. ‘생각이 짧았다’고 반성하는 선에서 마무리한 셈이다.

다만 정부는 지난달 17일 북한 목선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삼척항까지 입항했는데도 “전반적인 해상·해안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군 당국이 발표한 부분에 대해선 “매우 부적절했다”고 인정했다. 또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군 발표 결과가 ‘해상 경계태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뉘앙스로 이해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안이하게 판단한 측면이 있다”면서 “대통령도 이 점을 질책하셨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 발표에 이어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 장관과 박 의장을 일제히 질타했다.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조사는 국방부에서 했는데 발표는 국무조정실 1차장이 하다니 정말 웃기는 브리핑”이라며 “정작 국정원이나 청와대 관련 부분은 전혀 조사되지 않았다”고 했다.

합참 등 군 당국의 ‘거짓 브리핑’이 사건 은폐·축소 의혹을 키웠는데도 정작 박 의장에 대해선 경계작전 감독 소홀의 책임만 물어 엄중 경고에 그친 데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 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허술한 첫 브리핑으로 군을 당나라군으로 만든 장본인인데 조치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군의) 문제 해결 능력이 빵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번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재확인했다. 한국당의 ‘북한 선박 입항 은폐·조작 진상조사단’ 단장인 김영우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군이 삼척항 인근이라고 발표한 직접적인 계기와 국방부 브리핑에 청와대 행정관이 참석한 경위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며 “오늘 발표에서 정부가 함구한 일체의 사안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조동주 기자
#북한 목선#해상 노크 귀순#문재인 정부#삼척항 인근#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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