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北경제, 대북제재로 전면 위기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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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충격→소득충격→통화충격… 현상태 유지땐 수렁에 빠질 위험”

대북제재 효과로 북한 경제가 ‘통화 충격’을 겪으면서 전면적인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국책연구기관이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석 연구위원은 2일 내놓은 ‘북한의 새 경제와 대북제재: 분석과 가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대북제재의 효과가 교역 충격, 1차 소득 충격, 통화 충격, 2차 소득 충격의 단계를 거쳐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런 전망은 현재 북한 경제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기본통화가 북한 원화가 아닌 달러와 중국 위안화라는 전제를 토대로 한 것이다. 이미 북한 내 시장에서는 달러가 화폐로서 주된 기능을 한다는 여러 증언과 징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북한 내 실질 통화가 달러라는 것은 그만큼 북한 경제가 대외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2017년 하반기부터 북-중 무역이 급감하면서 대북제재의 1단계 효과인 교역 충격이 현실화했다. 실제 2017년 2월 북한의 대중(對中) 수출은 1억7300만 달러였지만 2018년 2월에는 900만 달러로 줄었다. 대외 소득이 감소하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 거래가 줄고 부동산 가격이 떨어졌다. 이른바 1차 소득 충격이 북한 경제에 나타난 것이다.

올 들어서는 대북제재의 여파로 북한에 달러 공급량이 줄면서 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를 통화 충격 현상으로 풀이했다. 현재와 같은 대북제재가 유지되면 북한 경제는 경제 활동 위축이 불가피해 추가적으로 소득이 줄고, 결국 경제 자체가 위험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북한이 제재를 피할 별도의 수단을 마련하지 못하면 경제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한국개발연구원#대북제재#통화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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