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선두 경쟁’ 전북-서울-울산 누가 치고 나갈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7월 3일 05시 30분


전북 모라이스 감독-서울 최용수 감독-울산 김도훈 감독(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모라이스 감독-서울 최용수 감독-울산 김도훈 감독(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의 흥미 유발 요소 중 하나는 경쟁이다. 치열하게 다투면 보는 재미는 커진다. 한쪽의 일방적인 페이스로는 관심 끌기가 쉽지 않다. 지난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승점 1점차 우승 경쟁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웠다.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지난해까지 최근 수년간 K리그1은 흥미와는 거리가 멀었다. 한마디로 전북 현대 천하였다. 투자를 많이 한 전북을 당할 자가 없었다. 특히 전북은 2014년과 2015년, 2017년과 2018년 등 2연패를 두 번씩이나 기록하면서 절대 강자로 우뚝 섰다. 승점 삭감이 없었다면 2016년에도 FC서울 대신 전북이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을 것이다.

올 시즌과 같은 시즌별 18라운드까지의 기록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2014시즌엔 1위 전북(35점)과 2위 포항 스틸러스(34점)이 접전을 벌인 모양새였지만 2015년은 전북(37점)이 수원 삼성과 7점차였고, 2016년에도 전북(36점)이 서울에 6점 앞섰다. 2017년 전북(35점)과 울산 현대(32점)가 엇비슷했으나 2018년에는 전북(44점)이 경남FC에 무려 12점차로 리드하며 싱거운 레이스가 전개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전북의 우승 가능성은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양상은 달랐다. 독주는 없었다. 대신 선두 경쟁이 볼만하게 됐다. 전북이 38점으로 같은 승점인 서울을 다득점에서 앞선 가운데 한 경기를 덜 치른 울산은 1점 뒤진 3위다. 오랜만에 3강 체제가 구축됐다. 팬들 입장에선 관심을 가질 만한 선두권이 형성된 셈이다.

전북과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에서 탈락했다. 아울러 서울을 포함한 이들 3강은 FA컵에서도 이미 떨어졌다. 이제 이들에게 남은 우승 트로피는 단 하나, 정규리그뿐이다. 그래서 박 터지게 생겼다.

요즘 전북 조제 모라이스 감독의 마음은 편치 않다. 18라운드 포항 원정에서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1-1로 비겼다. ACL을 병행한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체력 회복과 함께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주는 게 관건이다. 모라이스의 지도력이 심판대에 올랐다고 본다. 전북은 과연 3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서울과 울산은 18라운드에서 2-2로 비겼다. 서로 물러서지 않고 화끈한 경기를 펼친 끝에 승점을 나눠 가졌다. 그들이 얼마나 절박했는지를 보여준 한판이었다.

지난 시즌 강등 위기까지 몰렸던 서울의 반전이 반갑다. 최용수 감독 말대로 매 경기 투혼의 축구를 펼친다. 알리바예프, 페시치 등 특급 외국인 선수의 합류와 함께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강해졌다. 그런 끈끈함은 상위권 유지의 원동력이었다. 이 페이스를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서울은 과연 우승 DNA를 찾을 수 있을까.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을 보강한 울산은 절박하다. 우라와 레즈(일본)와 ACL 16강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울산은 서울에 졌다면 가라앉은 분위기가 상당히 오래갈 뻔했다. 그래서 김도훈 감독도 한숨 돌렸다. 이제 ACL과 FA컵에서 탈락한 상실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울산은 2005년 이후 14년 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전북과 서울, 울산 3강의 우승 경쟁은 이제부터 더욱 뜨거워진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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