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오락가락 초등 사회교과서 집필…국정교과서 한계 드러내
더보기

오락가락 초등 사회교과서 집필…국정교과서 한계 드러내

뉴스1입력 2019-07-02 15:58수정 2019-07-02 15:58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교육부 청사 전경(뉴스1 DB)© News1

초등학교 6학년 사회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이 법적 공방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는 사태의 단초가 된 교과서 수정 이유에 대해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과서 집필기준이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것은 현재 국정교과서 시스템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초등 사회교과서 관련 논란은 국정교과서 시스템 안에서 교육부가 명확한 이유 없이 집필 기준을 바꾼 것에서 시작됐다.

해당 교과서는 2016년 발행됐다. 교육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교과서 초안을 작성하던 박 모 교수에게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서 ‘정부’를 빼고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당시 교과서에 적용되던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맞는 기술이었다.

박 교수의 거부에도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이유로 교과서를 수정해 2016년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된 교과서를 발행했다. 2015년 9월 확정·고시된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대한민국 수립을 맞는 기술로 본다. 해당 교육과정의 초등 6학년 적용시기는 2019년이지만 명확한 이유 없이 3년 앞당겨 적용한 것이다.

주요기사

이러한 수정이 가능했던 건 저작권자인 교육부가 직접 내용을 수정할 수 있는 ‘국정교과서’ 시스템 덕분이었다.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검정교과서는 저작자 또는 발행자에게 수정을 명령해야 하지만 국정교과서는 필요한 경우 교육부가 이를 직접 수정할 수 있다.

교육부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9월에는 박 교수에게 다시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돼 있던 것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고쳐야 한다며 수정·보완을 요구했다. 본래 적용됐어야 하는 ‘2009 교육과정’에 따라야 한다는 논리였다.

박 교수가 이를 거절하자 교육부 A과장 등은 박 교수가 관련 협의회에 참석한 것처럼 회의록을 꾸미고 박 교수의 도장까지 임의로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A과장 등은 이와 관련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2018년 교과서는 결국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고쳐졌다. 결과적으로 박근혜 정부때는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봤다가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입장을 뒤바꾼 셈이다. 정권 성향에 맞춰 교과서를 고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교육부는 논란이 커지자 지난 1일 브리핑을 자처했다. 그러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정했다는 해명을 반복할 뿐 애시당초 ‘대한민국 수립’으로 교과서를 기술했던 이유에는 입을 다물었다.

교육부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맞지 않게 기술된 내용이라 교육과정 취지와 내용에 맞도록 다시 수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발행 당시부터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한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당시 전 정부 정책방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를 제기한 박 교수에 대한 법적 대응만 시사했다.

하일식 연세대 교수는 “이번 사태가 국정교과서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본다”면서 “진작에 초등학교에도 검정교과서 시스템을 도입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국정교과서는 이번 사태에서 보듯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봤다.

교육부는 이날 초등 3∼6학년 사회·수학·과학 교과서를 국정에서 검정으로 바꾼다는 방침을 밝혔다. 검정교과서는 정부가 저작권과 수정권한을 갖는 국정교과서와 달리 출판사와 집필진이 저작권을 갖고 수정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심의한다. 논란을 일으킨 국정교과서의 한계를 자인한 셈이다.

하일식 교수는 “현 사회의 성숙도나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해보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검정교과서로의 전환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