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악수’ 나눈 판문점 JSA…남북 ‘자유왕래’ 속도 낼까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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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JSA, 분쟁 상징서 평화 상징으로 바뀌고 있어"
金 "분단의 상징서 평화의 악수…어제와 다른 오늘"
판문점, 지난해 남북대화 진전으로 비무장화 완료
군사합의서 약속한 '자유왕래'는 아직까지 협의 중
軍, 자유왕래 外 9·19후속조치 이행 관련 예의주시
국방부 "자유왕래 조속히 시행되도록 노력할 것"

남북미 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3자 회동을 하면서, ‘분단의 상징’이었던 JSA가 ‘평화의 상징’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남북 간 비무장화 조치 이후 진척이 없었던 JSA ‘자유왕래’ 작업이 다시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인 30일 판문점에 가기 전 미군 JSA 경비대대인 캠프 보니파스의 부대 식당에서 장병들과 만나 “JSA는 대결과 분쟁의 상징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문점에서는 남북 분단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평화 이벤트가 펼쳐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JSA 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북측 판문각 앞까지 걸어간 뒤, 김 위원장과 함께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 자유의집으로 갔다.

문 대통령도 이들 두 정상과 함께 하면서 사상 최초 남북미 세 정상의 회동이 성사됐고, 전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측 자유의 집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광이다. 기대하지 못했는데 한국에 온 김에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고 이렇게 만났다”며 “이렇게 국경을 넘을 수 있었고, (이것은) 김 위원장과의 우정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회담에서 “분단의 상징이고 나쁜 과거를 연상하게 하는 이 곳에서 오랜 적대적 관계에 있던 우리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한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판문점은 정전 이후 지난 1976년까지 판문점 지역 내에서 군사분계선을 월선하며 경비 근무를 섰으나, 그해 8월에 ‘도끼만행사건’이 발생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북이 분리됐다.

이때부터 공동경비구역이 사실상 ‘분할경비구역’으로 바뀌고, 월선도 중립국감독위원회와 군사정전위원회 등 군사분계선상에 있는 공동건물 내부에서만 가능하도록 조정됐다.

특히 이곳은 얼마전까지 총격전이 벌어졌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11월 북한군 병사 1명이 차량을 몰고 월남을 시도했고, 이를 발견한 북측 경비병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조준사격을 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남북은 9·19 군사분야 합의를 맺게 됐고, 이에 따라 JSA 내 지뢰제거를 시작으로 초소와 화기·탄약 등을 철수하는 비무장화 조치를 완료하게 됐다. 경비인원들도 각각 35명 이하 비무장 인원으로 조정했다.

기존에는 남북은 1953년 정전협정에 위반해 35명이 훌쩍 넘는 경비 병력을 배치하고 권총을 휴대한 채로 서로를 향해 날선 시선을 보내야 했지만, 이제는 누구도 권총 등 무기를 휴대하지 않아 무력 충돌 가능성은 현저히 줄었다.

다만 남북 군사당국과 유엔군사령부 3자가 JSA 내 공동 근무수칙 등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군사합의에서 약속한 ‘자유왕래’는 기약없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유왕래를 하게 되면 군사합의에 따라 민간인과 관광객, 외국 관광객 등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JSA 남북한 지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남북은 JSA 북측지역 ‘72시간 다리’ 시작점에 신설한 남측 초소와 남측지역 판문점 진입로에 북측 초소에서 민간인 월북·월남과 돌발 상황 등에 대비할 계획이다. 남북 경계병이 자유왕래를 통해 각자 지역에서 경계근무를 서게 되는 것이다.

군 당국은 이번 판문점 3자 회동을 계기로 그동안 중단됐던 남북간 군사현안이 다시 진전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유왕래 뿐 아니라 군사합의에서 약속한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남북 공동유해발굴, 한강하구 자유항행 등도 관심 사안이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9·19 군사합의와 관련해 최근 북한에서 특별히 연락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9·19 군사합의의 후속 이행과 관련, “현재까지는 발전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새로운 어떤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JSA 자유왕래에 대해 “남과 북, 유엔사 3자 협의체를 통해 조속히 자유왕래를 시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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