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한숨 돌렸지만 불씨 여전… 수출시장 다변화 나서야

이건혁 기자 , 김도형 기자 입력 2019-07-01 03:00수정 2019-07-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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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 ‘일시 휴전’… 관세보류로 수출 추가 감소 덜어
“주요국 경제-주가회복엔 역부족”… 글로벌 시장도 불안감 내비쳐
한국, 美中수출 의존도 39%… 신시장개척 경쟁력 강화 필요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하면서 두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양국이 이미 높여 놓은 관세 장벽을 철폐하지 않은 데다 일시적 휴전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출시장 다변화 등 경쟁력 강화 조치를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주요 외신과 금융권은 이번 합의로 당장 갈등 격화는 피하게 됐지만 완전한 해결에 도달하려면 처리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영국 금융사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셰어링 이코노미스트는 “주식시장 등에서 무역전쟁에 의한 불안감이 해소되겠지만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 놓지는 못할 것이다. 양국의 완강한 입장이 바뀌지 않으면서 새로운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미중 무역전쟁이 잠시 멈췄지만 주요국 경제 상황과 주가 등이 예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는 부족하다”고 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다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확률을 100%로 보고 있다.

다만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무역전쟁에 대응해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한 만큼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올해 한 차례에 그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사이의 긴장이 줄어들면서 연준이 올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을 바꿀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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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의 일시 중단으로 한국 경제가 받는 충격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 주요 기관들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수출 부진을 이유로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초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역전쟁이 확대됐다면 성장률 전망치가 추가 하향될 가능성도 거론돼 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수출 중 미중 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8.9%다. 중국을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이 많다. 이 때문에 5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높이면서 한국의 총수출액이 8억7000만 달러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한국의 수출 감소 추세가 더 가팔라질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세계 경기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는 요인을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국내 산업계에는 긍정적”이라고 했다.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중간재 관련 업종은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지난해 대중 수출의 79.5%는 반도체, 각종 부품 등 중간재에서 나왔다. 중국발 반도체 수요가 줄어 타격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들은 매출 추가 감소에 대한 우려를 덜게 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심화되면 △반도체 ―10% △무선통신기기 ―5% △자동차 ―5% △선박 ―1% 수준의 수출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두 나라의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한국 기업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미중 갈등이 재개될 경우를 대비해 한국 기업들이 신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중국 시장을 대체할 곳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혁 gun@donga.com·김도형 기자

#한국경제#무역전쟁#관세보류#수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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