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민주당 PK ‘승부수’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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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9일 0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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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 추진시 민주당 유리…실패하면 역풍”
대구·경북지역 비판여론에 민주당 내 지역갈등 우려도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김정호 국회의원 및 지역 주민등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결과 대국민 보고회에서 김해신공항 건설에 반대하고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News1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김정호 국회의원 및 지역 주민등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결과 대국민 보고회에서 김해신공항 건설에 반대하고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News1
PK(부산·울산·경남)지역 더불어민주당이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동남권 신공항’ 사업의 성패가 PK 지역 내년 총선의 승부수로 던져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적정한 지에 대한 ‘국무총리실 검증’ 결과에 PK 지역 여야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0일 회동에서 ‘김해신공항’ 문제를 총리실에서 검증하기로 하고 추후 그 결정에 따르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부울경 단체장은 민선7기 시작과 함께 소음, 안전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김해신공항’ 검증 및 새로운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주장해왔다. 이 과정에서 사업을 주관하는 국토부가 김해신공항 정상 추진 입장을 고수해 갈등을 겪기도 했다.

지역에서는 동남권 신공항이 내년 총선의 핵심 이슈로 인식하고 있다. 국정농단 이후 민주당은 지역 내 지지율 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이어갔지만 최근 한국당과 경합을 벌이고 있어 민심을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짧은 시간 민심을 회복할 카드 가운데 신공항 사업만한 게 없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실제 신공항은 선거에서 큰 영향력을 과시해왔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공항 공약을 내세웠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총선 당시 부산에서 민주당 의원 5명이 당선되면 ‘가덕신공항’을 만들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오거돈 당시 민주당 후보가 제1공약으로 ‘가덕신공항’을 내세우며 김해신공항 사업을 수용한 서병수 전 부산시장과 치열한 갈등을 보였다.

만약 김해신공항 사업이 취소되고 새로운 관문공항 건설 추진과 함께 ‘가덕신공항’이 결정된다면 부산지역의 오랜 숙원이 해소되는 만큼 민주당에 절대 유리한 선거구도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김해신공항 정상추진이란 결론이 날 경우 계속된 신공항 이슈에 지친 지역민심이 민주당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6일 정부세종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에 관계기관 담당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이번 보고회에는 수요·소음규모 예측결과와 활주로 방향 및 길이 등에 대한 연구결과를 공개하고 관계기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 News1
6일 정부세종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에 관계기관 담당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이번 보고회에는 수요·소음규모 예측결과와 활주로 방향 및 길이 등에 대한 연구결과를 공개하고 관계기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 News1
민주당의 한 인사는 “민선7기 이후 동남권 신공항에 민주당 역량을 집중해왔다”며 “경기침체 등으로 민주당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신공항 사업마저 실패한다면 흔들리는 민심을 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당은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인다. 가덕신공항을 기대하는 지역 여론이 높은 가운데 이를 앞장서 막았다가 새로운 공항이 건설될 경우 역풍이 불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국무총리실 검증 합의 이전 각종 논평을 통해 “5개 시·도의 기존 합의를 지켜라”고 주장해왔지만 ‘국무총리실’ 검증 확정 이후 한국당 부산시당은 공식 논평도 내지 않은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김세연 한국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시당 차원의 공식 입장이 없느냐’는 물음에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도 “시당 차원의 대응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당의 다른 인사는 “가덕신공항이 되면 좋은 건 확실하다”며 “지금 어떤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공항 이슈가 대구·경북 선거와도 연계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부와 부울경 합의 발표 직후 대구·경북은 즉각 반발했다. 한국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대구시당, 나아가 민주당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부겸 의원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김부겸 의원의 반대 목소리에 지역에서는 다소 당황한 모습도 감지된다. 김 의원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수록 같은 당 의원 간 힘싸움으로 번지면 ‘지역갈등’으로 비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으면 지역 민심을 외면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민주당이 차기 선거 승부수로 ‘신공항’을 던진 모습”이라며 “신공항 사업 여부는 지역 민심, 나아가 내년 총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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