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합의 안되면 추가관세 플랜B로”… 시진핑에 으름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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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외교전 개막]29일 담판… 무역전쟁 확전-휴전 기로

“만약 우리가 합의하지 못하면 나는 매우 상당한(very significant) 추가 관세를 (중국에) 부과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나의 플랜B는 한 달에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이다. 어쩌면 플랜B가 플랜A가 될 수 있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합의하지 못할 경우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하는 ‘플랜B’ 카드가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협상을 포함한 글로벌 외교 전쟁이 시작됐다. 미 백악관에 따르면 미중 정상회담은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틀째인 29일 오전 11시 30분에 시작해 오찬을 겸해 1시간 35분간 진행된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올해 하반기 세계 금융시장과 경제는 물론이고 국제질서의 주도권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합의 못 하면 10% 관세” vs “겁주지 못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공동 취재를 통해 “양국이 무역전쟁 휴전에 잠정 합의했다”고 전했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에 응하는 대가로 관세 부과를 연기하기로 했다”는 소식통 발언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은 관세 부과를 연기하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중단 위협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휴전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 양국 견해차가 큰 대목을 반영한 듯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공동 성명은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협상 불발 시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양국 정상이 교착된 협상의 물꼬를 트는 ‘톱다운’식 합의에 성공하지 못하면 추가 관세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관세 부과 강도는 기존 25%에서 10%로 낮출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외교부는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위협은 중국 국민을 겁주지 못한다. 한 번도 이런 위협이 통한 적 없다”며 반발했다.

○ 협상 재개되더라도 불가피한 진통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중 고위급 협상이 결렬되기 전 합의가 90% 정도 성사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지식재산권 보호도 얻지 못했고, 중국 시장 개방도 얻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더라도 미국 측은 이전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좀 더 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미중 협상이 재개돼도 양측의 견해차가 쉽사리 줄어들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지재권 보호와 시장 개방 등 미국 측 요구를 반영한 법률 개정 등 요구가 주권을 무시한 19세기식 불평등 조약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를 제재하면서 무역협상은 경제, 정치, 외교안보 변수가 복잡하게 얽힌 고차 방정식이 됐다. 내년 대선이 열리는 미국의 정치적 상황도 미중 무역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웨이 기술에 대한 수출 제재 조치 해제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보도했다.

금리 인하 및 무역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플랜B 발언’이 알려진 뒤 내리막을 탔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미중 정상회담#트럼프#시진핑#g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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