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의 분노 “정부 약속에 죽거나, 잘리거나,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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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7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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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200여명 “문 대통령 공약 어겼다” 비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공약사기…노동존중 정책 탈선”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비정규직 200명 증언대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부의 노동존중 탈선을 규탄하며 ‘죽거나, 짤리거나, 속거나’라고 적힌 3색 풍선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풍선 속 3가지 문구는 산재사망과 해고, 사기를 각각 뜻한다. 2019.6.27/뉴스1 © News1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비정규직 200명 증언대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부의 노동존중 탈선을 규탄하며 ‘죽거나, 짤리거나, 속거나’라고 적힌 3색 풍선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풍선 속 3가지 문구는 산재사망과 해고, 사기를 각각 뜻한다. 2019.6.27/뉴스1 © News1
“정부 지침이 지방자치단체의 비정규직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황미란 공공운수노조 통합관제센터분회 분회장)

“2년이 지난 지금 대통령이 약속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박대성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지부장)

“지금의 허술한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어떻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한국서부발전 하청업체 노동자 고 김용균씨 어머니)

사회 각 분야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존중’을 표방하는 문재인정부의 노동정책에 ‘죽거나’ ‘잘리거나’ ‘속아왔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문재인 정부 3년 비정규직 현실 증언대회’를 열고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진 전환은 희망고문을 거쳐 공약 사기가 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존중 정책은 탈선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비정규직들은 ‘속거나’ ‘죽거나’ ‘잘렸다’며 이에 해당하는 분야별 노동자들이 증언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이 공약했던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차별금지’ ‘포괄임금제 규제’ 등 구체적으로 모두 50가지의 노동존중 공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의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정규직 전환을 약속받았던 인천공항 비정규직을 대표해 나온 박대성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장은 “2년이 지난 지금 대통령이 약속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며 “논의 과정에서 공사의 일반적 진행으로 어려움이 생겨 청와대를 찾아갔지만 외면당했다”고 주장했다.

그 외면의 결과가 경쟁채용 도입이라는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박 지부장은 설명했다. 또 처우 개선을 요구해 자회사로 전환됐지만, 기존 하청업체보다 더 낮은 단가로 계약을 맺었다며 대통령의 약속에 속았다고 덧붙였다.

도명화 민주일반연맹 톨게이트 지부장은 곧 해고될 상황에 놓인 톨게이트 수납원들의 현실을 지적했다. 도 지부장은 “문 대통령 취임이후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심치 않았다”며 “하지만 이미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1일 200명을 해고했다. 오는 30일에는 1500명이 해고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정규직 전환 지침에 역행하는 한국도로공사를 막지 못했을뿐더라 자회사 전환에 공조했다”며 “이제는 잘못된 정책의 책임을 청와대에 묻겠다”고 덧붙였다.

잘못된 정책때문에 목숨을 잃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국서부발전 하청업체 소속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는 “서부발전은 최소한의 금액으로 최대한의 이윤을 남기기 위해 위험한 일은 외주화했다. 비정규직을 만든 것”이라며 “여기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은 당연하듯 무시됐다”고 강조했다.

또 “공공기업을 민영화하면서 비정규직이 만들어졌다. 비정규직들은 잘못된 구조 속에서 인권이 짓밟힌 채 일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4년 안에 중대재해 사고를 절반으로 줄인다고 했지만 지금의 허술한 법으로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이들은 ‘죽거나’ ‘잘리거나’ ‘속이거나’라고 적힌 풍선을 들고 각 분야별 증언이 마칠 때마다 풍선을 터트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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