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공화당 천막 전쟁…박원순 “민주 파괴” VS 홍문종 “편향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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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7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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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좌),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우). 사진=KBS1 ‘오늘밤 김제동’
박원순 서울시장(좌),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우). 사진=KBS1 ‘오늘밤 김제동’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의 광화문광장 천막 철거를 둘러싼 서울시와 우리공화당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은 우리공화당을 겨냥해 “민주주의 파괴”라고 비판했고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편향된 집행”이라고 맞섰다.

박원순 시장은 26일 밤 KBS1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해 “광장의 시민의 것이다. 그것을 불법 점거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계고한대로 스스로 철거하지 않으면 저희는 다시 철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평화롭게 광장을 사용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번 우리공화당의 천막은 처음부터 그런 절차를 밟지 않았던 불법 천막”이라며 “(조례에 따르면) 광화문에서는 정치적인 집회를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철거 과정에서 수십 명이 부상했다. 서울시 한 사람은 쇠파이프에 맞아 복합골절상해를 입었다”라고 말했다.

또 ‘세월호 천막’을 들어 형평성의 문제를 지적한 우리공화당 주장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와 또 합법적인 절차를 거친 천막과 완전히 폭력적으로 점거한 천막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좌우가 어디 있나. 저에게 좌파냐 우파냐 물으면, 저는 시민파라고 한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서울 시민이고, 늘 함께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흔히 민주주의 인용에는 인내의 한계가 있다고 하는데,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사람들에게조차 민주주의를 적용할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해당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천막은 약 4년 6개월 동안 아무 문제없이 집회하고 시위하고 농성했다”며 “이렇게 형평성에 맞지 않는 일을 시장이 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의 우리공화당 천막 철거 조치는 편향된 집행이라며 반발했다.

홍 대표는 “세월호천막 (설치 기간) 얼마나 많은 민원이 있었겠나. 그런데 그건 잘 참고 견뎠으면서 왜 우파 텐트에 대해서는 이런 몰이해적이고 몰상식한 일을 하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불법 천막이라는 지적에 대해 “저희도 적법한 절차를 다 밟았다. 저희는 (서울시 측에 광화문광장을) ‘공론장으로 쓰겠다, 어떤 문제에 대해 시민들에게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분명이 얘기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 시장을 향해 “서울시장 아닌가. 우파 시민이건 좌파 시민이건 모든 서울 시민의 시장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우파 국민들이 ‘우리 얘기를 들어달라’고 말하는 공간을 그렇게 세금을 낭비해가면서 철거하는 것은 시장으로서 편향된 시정 집행”이라고 비판했다.

우리공화당은 2017년 탄핵 반대 집회에서 숨진 사람들을 추모한다며 지난달 10일 광화문광장에 천막과 분향소를 설치했다. 서울시는 지난 25일 오전 대집행에 착수, 천막을 강제 철거했으나 우리공화당은 철거 약 5시간 만에 천막을 재설치했다.

이에 서울시는 “27일 오후 6시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다시 철거할 것”이라고 밝히며 26일 우리공화당 측에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보냈다. 또 서울시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 등 관계자들을 경찰에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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