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대구경북 상생과 ‘달빛동맹’은 지역통합-남북통일 모델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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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 1주년/영남권 단체장 인터뷰]

권영진 대구시장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선 6기에 다져 놓은 혁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민선 7기에는 물, 의료, 로봇, 미래형 자동차 사업들을 완성해 대구를 친환경 미래첨단산업도시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대구시 제공
권영진 대구시장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선 6기에 다져 놓은 혁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민선 7기에는 물, 의료, 로봇, 미래형 자동차 사업들을 완성해 대구를 친환경 미래첨단산업도시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대구시 제공
권영진 대구시장은 24일 대구시청 시장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는 내내 꼿꼿한 자세로 명쾌하게 답변했다. 통합신공항, 신청사 이전 등 복잡한 시정(市政)과 중앙정치 상황을 의식한 듯했다. 이념을 넘어서는 ‘통 큰 정치’를 펼치겠다는 의지는 더욱 확고해 보였다.

권 시장은 “정쟁이 난무한 우리 정치가 미래를 위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광역단체장으로서 어느 때보다 나라 발전과 국민 행복이라는 최소한의 소명을 위해 애쓰는 이유”라고 말했다. 다음은 권 시장과의 일문일답.

―꽉 막힌 정치 상황에서 대구경북 상생과 ‘달빛동맹’이 더 돋보이는 것 같다.

“그렇다. 감히 확신하는데 대한민국 지역통합과 나아가 남북통일의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어디로 갈 것인가 명확한 방향을 보여주는 사업들이다. 역사와 정치, 시대정신을 되짚어 볼 때 이제 화해와 상생 통합으로 가야 한다. 외국에 나가 보면 도시들이 경계를 넘어 상생 협력하고 있다. 한 도시, 한 지역의 역량만으로 세계 경쟁의 파고를 넘어서기 어려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구경북 상생은 초기 어려움을 딛고 하나씩 성과를 내고 있는데….

“대구경북은 역사와 정신이 하나였다. 하지만 행정이 나뉘고 소모적으로 갈등하고 경쟁하면서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 이제 산업구조와 배치를 상생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미래를 꿈꿀 수 있다. 지난해 8월 ‘한뿌리 공동선언문’ 발표를 시작으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산업 재편과 신산업 육성, 스타트업(신생 벤처) 발굴이 활발하다. 2020년 대구경북 방문의 해 추진, 혁신인재 양성 프로젝트 공동 추진 등 전 분야로 상생 패러다임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10년이 된 달빛동맹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는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지역 대립, 동서 갈등이다. 광주와 대구가 손잡고 미래를 같이 열어 가자고 하는 것은 수도권과 지방이 골고루 잘사는 대한민국에 기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현재 5개 분야, 33개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대구 2·28민주화운동과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는 뜻으로 광주에서는 228 버스를, 대구에서는 518 버스를 각각 운행하고 있다. 많은 국민이 우리가 가야 할 화해의 길이라며 응원해 준다.”

―노사정이 함께 새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구 미래형 일자리 사업이 첫발을 내디뎠다.

“대구시와 자동차부품 전문기업 이래AMS 노사, KDB산업은행, KEB하나은행, DGB대구은행이 26일 협약을 체결하며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청년 일자리 창출, 원·하청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원칙으로 하는 미래형 일자리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다. 은행들은 자금 2258억 원을 지원하고 금융자문기관 역할도 맡는다. 이래AMS 및 협력업체 270개사의 경영 안정과 근로자 4만3000명의 고용 위기를 해소하고 추가 일자리 1200개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 제조업 르네상스의 모델이 될 것이다.”

―통합신공항 이전을 앞두고 김해신공항 재검증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영남권을 다시 갈등과 분열로 몰아가는 상황이 참 안타깝다. 김해신공항 건설은 영남권 5개 시도의 합의를 바탕으로 이미 결론이 난 것이다. 세계적인 전문기관의 용역을 거쳐 결정된 국책사업이 변경되거나 무산돼서는 결코 안 된다. 김해신공항 재검증을 총리실에서 논의하는 것에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하고 이 문제가 가져올 파장과 우려를 전달했다.”

―보수 개혁은 어떻게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정치적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대구의 미래를 책임진 시장으로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절제하고 있다. 다만 보수 진보를 떠나 정치권이 공동체와 삶의 문제는 뒷전인 채 대내외 환경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몇 가지 쟁점 때문에 국회를 올 스톱 시켜 놓는 게 안타깝다. 보수정치의 덕목은 국가공동체를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손해를 좀 보더라도 국민을 위해 크게 포용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진리를 곱씹어야 할 때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권영진#대구#달빛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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