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2박3일 방한…북미 판문점 실무접촉 극적 성사될까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6일 0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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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비건 27~30일 방한 북핵문제 최우선 논의"
트럼프 방한 중 북미 정상회담 보다 실무회담에 무게
"비건 방한 일정 촉박…7월에 북미 실무회담 재개할 듯"
"양측 모두 대화 필요성 인식, 실무협상서 여러 옵션 검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오는 27일부터 2박3일 동안 방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판문점에서 북한과의 실무접촉이 극적으로 성사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24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오는 27~30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최우선으로 논의된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보다 이틀 앞서 방한하는 비건 대표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만나 오는 30일 열릴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대북 의제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비건 대표가 27일 오후에 들어오면 실제 활동을 할 수 있는 날은 28일(금요일) 하루”라면서 “예상컨대 한미수석대표 협의가 이뤄질 것이고 여러 면담할 사람이 있다면 그날 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방한 기간 중 비건 대표가 판문점에서 4개월 만에 북한과 실무접촉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 들어 북미 정상이 친서를 주고받고 북중 정상회담에서 북측의 대화의지가 확인되면서 북미대화 분위기가 다시 무르익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한 기간 중 남북 접경 지역인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남북미, 북미 정상 간 깜짝 만남이 성사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한미 정부가 트럼프 방한 계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은 부인하고 있어 남북미,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동안 남북미 정상회담 계획은 없다”고 언급했고, 로이터통신도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후 한국을 방문할 때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트럼프 방한 중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 “제한된 시간 내에 그런 중요한(정상회담) 일정을 만든다고 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실무협상이 있어야만 정상회담 합의를 도출해 나가는 기초가 된다”고 실무협상에 무게를 뒀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중 북미 정상회담 개최 대신 한미 정상회담 전후로 판문점에서 깜짝 북미 실무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 23일 “북한이 준비됐다면 우리는 당장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북한과의 실무협상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비건 대표의 방한 일정이 2박3일로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7월에 북미 실무회담이 본격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북한은 한미정상회담이나 DMZ에서 나올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듣고 대화에 나설 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실무회담이 재개되면 비건 대표와 북측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비건 대표가 27일에 와서 이번 주에 실무회담을 가질 가능성은 줄어든 것 같다. 극적인 반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트럼프 방한에 앞서 한미 정상회담 조율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신 센터장은 “북미 양쪽 모두가 협상안을 얘기하지 않고 있다. 양측 모두가 대화를 해야 한다는 인식은 하고 있어서 만나서 실무협상을 길게 가지면서 여러가지 옵션들을 검토할 것”이라며 “북미대화 분위기를 계속 끌고가기 위해 절충안을 찾을 것이다. 북미 실무회담이 적어도 7월 초·중순에는 개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상 차원의 친서 교환으로 북미 간 유화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미국의 대북압박은 지속되고 있다. 대북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미국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중국 대형은행 세 곳 중 하나인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이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이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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