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種산업과 잇달아 제휴… 구광모號 ‘로봇시장 선점’ 드라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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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SKT와 5G로봇 MOU


LG전자가 다양한 이종(異種) 산업들과 잇달아 업무협약을 맺으며 로봇사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2003년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로봇청소기를 선보인 LG전자가 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회장) 취임 이후 2021년에 202억 달러(약 23조 원)에 이를 로봇시장의 선점을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LG전자는 25일 SK텔레콤과 함께 5세대(5G)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로봇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하고 공동 연구개발(R&D)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SK텔레콤의 모바일에지컴퓨팅(MEC) 기술을 적용해 로봇이 곳곳을 돌아다니며 영상을 촬영해 보안서비스와 공간 내 실내지도를 구축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MEC는 기지국이나 교환기에 소규모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데이터 처리의 물리적 거리를 줄이는 기술이다. LG그룹 계열사인 LG유플러스도 조만간 LG전자와 로봇사업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LG전자는 국내 대형 유통업체인 이마트와는 고객이 편리하게 쇼핑을 할 수 있는 리테일 서비스 로봇을 개발하기로 MOU를 맺었다. 사물인식 기능으로 장애물을 스스로 피하고 자율주행하는 ‘스마트 카트’를 우선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네이버랩스와는 LG전자의 로봇에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고정밀 위치·이동 통합기술플랫폼인 ‘xDM’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로봇 분야의 연구개발과 사업을 추진 중이다. CJ푸드빌과는 ‘푸드 로봇’ 등 식당에서 활용할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함께 개발해 매장에 도입하기로 했다. 양사가 개발한 로봇은 CJ푸드빌 대표 매장에서 올해 안에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LG전자의 로봇사업은 구 회장 취임 후 만 1년 동안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대표이사(CEO) 직속으로 H&A본부와 소재생산기술원 등 여러 조직에 분산돼 있던 로봇 관련 조직과 인력을 통합해 ‘로봇사업센터’를 신설했다.

가정용에서 산업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로봇을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2년간 로봇 부문 회사 지분 인수를 위해 투자한 금액도 965억 원에 이른다.

구 회장의 취임 직전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엔젤로보틱스’를 시작으로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 로봇 감성인식 분야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아크릴’,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 미국 로봇개발업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에 잇따라 지분을 투자했다. 구 회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에는 국내 정상급 산업용 로봇업체인 로보스타 경영권을 인수하고 같은 해 8월 캐나다 토론토에 해외 첫 AI 전담 연구소도 설립했다.

LG전자는 현재까지 로봇 통합 브랜드 ‘LG 클로이’ 제품으로 △사용자 근력을 보조하는 ‘수트봇’ 2종 △인천국제공항에 투입된 ‘안내로봇’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청소서비스를 제공한 ‘청소로봇’ △가정용, 상업용 등으로 활용 가능한 ‘홈로봇’ △‘잔디깎이로봇’ 등 총 9종을 선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생활가전부터 TV, 모바일, 자동차 부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로봇사업을 향후 강력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구광모#로봇 시장#lg 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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