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Special Report]KT, 車 3대연결 편대형식 3.8km 자율운행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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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올 5월 ‘5G 스마트팩토리 추진 전략’을 발표하며 공장 내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이상 징후가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팩토리 메이커스(Factory Makers)’ 서비스를 시연했다. KT 제공
KT는 올 5월 ‘5G 스마트팩토리 추진 전략’을 발표하며 공장 내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이상 징후가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팩토리 메이커스(Factory Makers)’ 서비스를 시연했다. KT 제공
2세대(2G), 3세대(3G)에서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에 이르기까지 이동통신 기술 진화의 중심은 항상 ‘속도’였다. 하지만 올 4월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세대(5G) 이동통신은 속도를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기술이다.

5G의 특성은 초고속, 초연결성, 초저지연으로 정리할 수 있다. 우리가 가장 보편적으로 쓰는 LTE 이동통신 기술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초고속)할 수 있고, 단위 면적(km²)당 100만 개의 사물을 동시에 연결(초연결성)할 수 있다. 게다가 데이터를 전송했을 때 전송받은 기기나 사물이 반응하는 속도가 0.001초 수준으로 단축(초저지연)된다. 거의 모든 사물들이 연결돼 방대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5G 이동통신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5G는 ‘미래 기술’이라고 여겼던 자율주행 자동차, 원격 의료, 원격 인공지능(AI) 로봇 서비스 등을 현실화할 수 있는 기반 기술(Enabling Technology)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5G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에 따르면 5G가 한국 산업 내 미치는 파급효과는 최소 47조8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5G의 잠재력을 의심하는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5G 기술이 당장 눈앞에 있는 자사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서다. 5G 이동통신 기술을 어떻게 자사 비즈니스와 접목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동아비즈니스리뷰(DBR)가 최근 기업 현장에서 구체화하고 있는 5G 적용 사례를 분석했다. DBR 275호(6월 15일자)에 소개된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 24시간 안전하고 효율적인 스마트팩토리


5G를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산업은 바로 제조업이다. 특히 5G 기반의 스마트팩토리에서는 생산라인 내 기기와 설비를 모두 센서로 연결해 기계 및 설비의 상황을 데이터로 실시간 전송받을 수 있다. 24시간 끊김 없는 실시간 모니터링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공장 내 사각지대 역시 360도 폐쇄회로(CC)TV를 통해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장 내 화재, 감전, 충돌 같은 사고를 신속하게 감지한 후 담당자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 밖에 근로자들의 작업 상태나 안전규칙 준수 현황에 대해서도 즉각적으로 파악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공장 기기와 설비가 연결된 산업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효율적인 공장 운영도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각 설비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게 되면 언제 부품을 교체해야 할지, 기계의 어떤 부분을 신경 써서 정비해야 할지 알 수 있다. 관리자의 감이나 전문성이 아닌 데이터를 통해 정확한 관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최근 일부 기업에서는 기기 결함이나 고장을 예방하기 위해 공장이나 기기의 설계와 동일한 상태의 가상공간을 구축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도 활용하고 있다. 공장이나 기계를 가상으로 만들어 가동해 보고 문제점을 미리 찾아내는 것이다. 한 예로 독일의 로봇 제조사인 쿠카(Kuka)는 디지털 트윈으로 실제 공장에서 가동되는 로봇을 만들어 언제 이 로봇의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지 예측한다.

○ 인건비 줄이고 연료 아껴 운송 효율성 극대화


KT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선보인 자율주행 버스. KT 제공
KT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선보인 자율주행 버스. KT 제공
5G 시대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서비스 중 하나가 바로 자율주행 기술이다. KT는 2018년 겨울올림픽 당시 강원 강릉 경포대 인근에서 차량 3대를 연결한 협력편대 형식으로 3.8km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기존의 자율주행 기술은 차량에 부착된 센서와 카메라로 차량 주변의 사물과 교통 상황을 감지한다. 5G 기반의 자율주행은 신호등, 보행자, 차량 등 주행 환경 내 모든 요소에 센서를 달아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이뤄진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에서 5G가 지닌 장점은 ‘즉각적인’ 반응이다. 예를 들어, 시속 120km로 달리는 차량이 정지신호를 받고 고작 3.3cm 이동한 후 긴급 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거의 실시간으로 차량을 통제하고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일부 운송업계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보다 효율적인 운송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맨 앞 차량에만 사람이 탑승하고 뒤따르는 무인 트럭은 차량 간 통신을 통해 주행하는 자율군집주행(Cooperative Platooning) 방식이 대표적인 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는 이러한 자율군집주행을 통해 물류사업자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운송 차량에 들어가는 연료 사용량의 25%를 절감할 수 있다. 차량 간 간격이 약 10m로 일반 고속도로 안전거리 기준(100m)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듦에 따라 뒤따르는 차량의 공기저항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트럭 운전사의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어 과로로 인한 졸음운전이나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다.

김선영 KT경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 sun-y.kim@kt.com

정리=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kt#자율운행#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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