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작은 섬 ‘200만 송이 수국’의 재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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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수국축제’ 3000여명 찾아 꽃 문화축제로 성공 가능성 확인
상아제약과 상품자원화 협약 체결… 건강약재로 활용해 소득증대 기대

올해 처음 열린 ‘2019 신안 섬 수국 축제’ 수국공원에서 관광객들이 수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신안군 제공
올해 처음 열린 ‘2019 신안 섬 수국 축제’ 수국공원에서 관광객들이 수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신안군 제공
6, 7월 탐스럽게 피는 수국은 초여름에 가장 아름다운 식물로 꼽힌다. 전남 신안군은 2014년부터 도초도 지남리의 작은 언덕에 수국을 테마로 공원을 조성해 가꿔왔다. 이곳을 꽃향기와 문화예술 공연이 어우러지는 테마공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신안군과 주민들은 14∼19일 개최한 ‘2019 섬 수국축제’에서 꽃 문화축제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

박영성 도초도 섬수국축제추진위원장(60)은 “올해 처음 여는 축제라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도 3000여 명이 섬을 찾았다”며 “섬 나들이 길도 편리해져 내년에는 더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200만 송이가 꽃물결을 이루는 수국공원

10ha 면적의 도초도 수국공원에는 수국 11만7465포기(200만 송이)가 심어져 형형색색의 꽃물결을 이루고 있다. 수국의 종류만 100여 종에 달하며 희귀종과 신품종 등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수국 외에 애기동백, 향나무 등 2100그루의 다양한 나무도 볼 수 있어 섬 여행의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수국공원은 수국정원과 수국온실, 전통정원, 산책로 등으로 이뤄졌다. 산책로는 변치 않는 길, 지북 숲길(숲속의 신안), 소리마당, 숭고한 길, 소박한 길, 겸손한 아름다운 길 등 다양한 테마로 꾸며져 있다. 산책로를 따라 수국공원 정상에 오르면 다도해 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수국공원 주변에 그려진 마을벽화도 볼거리다. 옛 도초서초등학교 담벼락 200여 m에 그려진 벽화를 따라 걸으면 한 편의 동화 속을 걷는 듯하다. 세계적인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의 어머니 박양례 씨가 벽화 모델로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수국공원으로 가는 길, 작은 논 건너편 집에 수국꽃 화환을 쓴 박 씨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수국꽃 압화 체험, 수국꽃차 시음, 수국부케 전시, 천연재료 손수건 만들기, 편백 침향 주머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인기를 끌었다.

도초도 가는 길도 한결 편해졌다. 예전에는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거나 북항 선착장에서 페리를 타야 했다. 하지만 천사대교 개통 이후 암태도 남강에서도 비금도로 가는 배가 오후 10시까지 수시로 출발한다. 비금도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도초도를 갈 수 있다.

○ 섬 수국에 알코올성 치매 예방 효능

섬 수국을 상품화하는 길도 열려 새로운 주민 소득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안군과 의약품 제조·유통 전문기업인 상아제약은 최근 신안 섬 수국 상품 자원화를 위한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섬 수국이 알코올성 치매 예방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관련 상품을 개발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상아제약과 동아대 의약생명공학과 김동현 교수팀은 신안 섬 수국을 활용한 효능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팀은 섬 수국에 알코올로 인한 신경세포 파괴를 억제하고 알코올을 분해하며 간을 보호하는 효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섬 수국이 기억력 개선과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지표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신안군과 상아제약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공동연구소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로 하고 섬 수국의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이번 협약이 신안 섬 수국의 효능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꽃으로 축제를 하고 뿌리와 줄기, 이파리 등은 건강약재로 활용하면 주민 소득이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신안군 수국의 섬 조성 및 지원 등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면 수국 재배 농가에 대한 묘목 구입비와 시설비 지원이 가능해져 상품 개발에 필요한 수국 물량 확보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2019 신안 섬 수국 축제#신안 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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