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팔레스타인에 58조원 투자”… 팔은 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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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슈너 주도 美중동평화안 일부 공개
쿠슈너 “중동평화 위한 세기의 기회”, 팔 “추상적 약속일뿐”… 실행 미지수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등 중동지역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약 2년간 준비해온 ‘중동 평화안’ 일부가 공개됐다. 미 백악관은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향후 10년 동안 팔레스타인 레바논 이집트 요르단 등에 500억 달러(약 58조1750억 원) 이상 투자를 유치하는 ‘번영을 위한 평화(peace to prosperity)’ 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제이슨 그린블랫 중동특사가 주도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중동 평화안 중 경제 부분에 대한 내용을 먼저 공개한 것이다.

이 계획은 팔레스타인과 주변 아랍 국가들의 경제 부흥을 위해 글로벌 투자펀드를 추진하며 전기 수도 통신 등 179개의 인프라 및 비즈니스 프로젝트로 구성돼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22일 전했다.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한 자리 숫자로 실업률을 떨어뜨리며 빈곤율을 50% 이상 줄이는 목표를 담고 있다. 전체 사업비 500억 달러 중 절반 이상은 팔레스타인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이집트와 레바논, 요르단 등에 할당한다. 50억 달러를 들여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도로망을 만들고 팔레스타인 관광지 구축에 약 10억 달러를 투입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쿠슈너 선임고문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사자들이 추진할 용기가 있다면 이 계획은 세기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계획이 당장 실행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2017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 뒤 팔레스타인은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이번 평화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나빌 아부 루데이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 대변인은 최근 “소용없는 계획”이라며 “팔레스타인의 국가 인정과 동예루살렘 수도 인정을 포함하지 않은 어떠한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
#쿠슈너#미국 중동평화안#팔레스타인#중동지역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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