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근무 공직자, 퇴임식 대신 사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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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농업기술센터 엄영달 소장 21일 사진전-출판기념식 열어

33년간 재직해 온 공직자가 퇴임식 대신 사진전과 함께 시-사진집을 펴내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부산시농업기술센터 엄영달 소장(59·사진)은 30일 퇴임을 앞두고 21일 오후 4시 부산 강서구 센터 대강당에서 사진전 ‘나는 농민이다’와 함께 시-사진집 ‘사진, 글을 품다’ 출판기념식을 연다.

28일까지 이어지는 사진전에는 부산을 대표하는 작목별 농민 14명을 1년간 촬영한 기록사진을 선보인다. 한 명당 5장씩 찍은 농민 14명의 사진 70장에는 그들의 삶과 애환이 녹아 있고,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도시농업 전문가이자 사진가이기도 한 엄 소장은 “농민을 찍었지만 농민을 찍은 것이 아니고 우리와 똑같은 사람을 찍은 것”이라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진리를 담았다”고 말했다.

180쪽 분량의 시-사진집에는 15년간 영광예술문화원과 복지관 등에서 재능기부 강연을 하면서 묻고 답한 내용을 중심으로 좋은 사진에 대한 사진전문가로서의 식견도 실었다. 사진마다 렌즈를 통해 본 희망과 생명, 계절의 의미를 더했다. 엄 소장은 “좋은 사진이란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담아 찍은 사진에다 의미 있는 글을 더하면 그게 좋은 사진이다”라고 말했다.

인생 1막을 정리하고 2막의 도약을 꿈꾸며 책을 내게 됐다는 엄 소장은 경상대 농업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농촌지도직으로 의창군농촌지도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틈틈이 시간을 내 경성대 사진학과를 졸업한 뒤 인재개발원과 농촌진흥청, 복지관 등에서 15년간 재능기부를 해왔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퇴임식#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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