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간 때리고 물고문… 10대에 살인혐의 적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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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던 친구 숨지게한 4명 檢송치

광주 북부경찰서는 친구를 두 달 가까이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된 A 군(18)을 비롯한 10대 4명을 19일 광주지검에 송치한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4명은 올 4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광주의 한 원룸에서 같이 살던 B 군(18·사망)을 매일 20∼100대 때렸다. 처음에는 A 군이 B 군 머리를 툭툭 때리는 정도였다. 하지만 C 군(18)이 B 군 명의를 도용해 인터넷 사기를 벌였지만 B 군이 한마디 항의도 하지 않는 것을 보자 폭력의 강도가 심해졌다.

지난달 20일경 빨래건조대, 목발, 우산 등으로 맞은 B 군은 얼굴이 퉁퉁 부어 다니던 세차장에 출근조차 못했다. 이들은 멍든 B 군 얼굴을 비웃는 가사를 지어 랩을 불렀다. B 군 머리에 난 상처를 휴대전화로 찍은 뒤 그의 머리를 욕조 물속에 집어넣기도 했다.

이들은 이달 9일 오전 1시 반경 ‘렌터카 안에 있는 담배를 가져오라’는 심부름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B 군을 약 20분간 때려 숨지게 했다. 당시 B 군은 얻어맞은 허벅지가 괴사하고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들은 B 군이 숨지자 어떻게 범행을 은폐할까 논의하다가 인근 해수욕장으로 놀러가기도 했다.

직업훈련학교에서 만나 지난해 9월부터 동거한 A 군 등은 경찰에서 “B 군이 더 맞을까봐 도망가지도, 병원에 가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이렇게 때리다가 (B 군이)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 군이 ‘심리적 감금 상황’에 빠져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10대#친구 살인#검찰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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