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 키트-대게김 만들어 ‘대박’… 해양수산업 뛰어드는 청년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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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Sea FARM SHOW]
프로골프선수 접고 새로운 도전… 제조업 관련 일하다 방향 전환도
해수부, 전국 6곳에 창업투자센터 예산 90억 확보 청년 지원 나서

‘씨드(SEA.D)’의 간편 미역수프(왼쪽)와 ‘대게김’의 김 제품. 두 회사 모두 지역 특산 수산물을 활용해 청년 창업에 성공한 사례다. 각 사 제공
‘씨드(SEA.D)’의 간편 미역수프(왼쪽)와 ‘대게김’의 김 제품. 두 회사 모두 지역 특산 수산물을 활용해 청년 창업에 성공한 사례다. 각 사 제공
프로골프 선수였던 박혜라 씨(31·여)는 10여 년간의 선수생활을 접고 3년 전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나만의 브랜드를 기획하고 경영하고 싶었던 어린 시절 꿈을 이뤄 보고 싶어서다. 그가 선택한 제품은 기장미역이다. 부산 기장군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국내 최고 품질의 기장미역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뛰어난 품질의 미역을 가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2015년 6월 바다건조식품회사 ‘씨드(SEA.D)’가 그렇게 탄생했다.

박 씨는 건강에 좋고 친환경적인 먹거리인 해조류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간편 미역수프, 미역국 키트(반조리 가정간편식) 등을 선보였다. 씨드의 제품은 카카오커머스, 마켓컬리 등 젊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유통 채널에 입점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창업 첫해 6개월간 약 3000만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3억1000만 원 규모로 급증했다. 박 씨는 “수산업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자신만의 철학과 신념을 갖고 도전하면 기회도 많다”고 했다.

지난해 1월 ‘대게김’을 창업한 이형욱 씨(38)도 경북 울진군과 영덕군의 특산품인 대게를 활용해 창업에 성공한 사례다. 원래 제조업 관련 일을 했던 이 씨는 몇 년 전부터 식품 관련 창업을 준비하다가 지역 특산품인 대게에 주목했다. 대게를 그대로 팔기보다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려 고민한 끝에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 상품인 김과 접목하기로 결심했다. 대게김이 쿠팡, 네이버쇼핑 등 온라인 유통 채널과 홈쇼핑 등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창업 첫해에만 약 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판매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이 씨는 수출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애썼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마련하는 해외 식품박람회는 빠짐없이 참석해 대게김을 알렸다. 이 덕분에 홍콩 중국 등에 일부 수출하는 성과도 이뤘다. 그는 “직접 해외에 나가 바이어들을 만나 보니 한류의 영향으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컸다”며 “올해도 수출 확대에 중점을 둘 생각”이라고 했다.

해양수산부는 이들처럼 해양수산 분야에서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을 돕기 위해 경북 부산 강원 전남 제주 충남 등 전국 6곳에 창업투자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75억 원이던 지원금 예산도 올해 90억 원으로 늘렸다. 2021년까지 네 곳을 추가해 전국 1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 수산펀드와 해양모태펀드를 통해 유망한 해양·수산 스타트업에 투자 및 지원하고 있다.

청년 창업가들은 이 같은 공공 지원을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이 씨는 “단순하게 창업비용을 지원하는 것뿐 아니라 시제품 개발이나 제품 판로 개척 지원 등 찾아보면 정부나 지자체에 도움이 될 만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다”며 “스스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2019 sea farm show#미역국 키트#대게김#해양수산업#청년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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