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시터-마을버스 기사 양성… 스타트업도 키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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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자치구 일자리 창출
관악구, 1인 공간에 月1만5000원… 창업공간 제공해 협업 도와
서울대 가까운 지리적 장점 살려… 연구기관과 다양한 작업 진행

서울 관악구 관악여성인력개발센터의 펫시터 양성 교육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반려견 다루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2017년부터 관악구가
 관악여성인력개발센터에 위탁해 진행하는 펫시터 양성 교육은 성장하는 신산업을 겨냥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자치구가
 돕는다는 의미가 있다. 관악구 제공
서울 관악구 관악여성인력개발센터의 펫시터 양성 교육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반려견 다루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2017년부터 관악구가 관악여성인력개발센터에 위탁해 진행하는 펫시터 양성 교육은 성장하는 신산업을 겨냥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자치구가 돕는다는 의미가 있다. 관악구 제공
스타트업 ‘빅펄’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영상과 시청자를 분석해 해당 영상에 적합한 광고주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강미나 대표(25·여)를 비롯해 서울대 재학생들이 세운 빅펄은 2017년부터 서울대 창업지원단이 제공한 공간에서 사업을 키웠다. 입주 기간 2년을 채운 빅펄은 지난달 관악구가 마련한 스타트업 집합시설 ‘관악 창업공간’으로 옮겼다. 서울대 후문에서 가까운 낙성대입구 교차로 부근에 있는 이곳에는 빅펄 외에 스타트업 10곳이 입주해 있다.

강 대표는 관악 창업공간의 장점으로 저렴한 비용을 들었다. 학교에 있을 때처럼 무료는 아니지만 1인 공간(4m²)당 월 1만5000원만 내면 된다. 서울대와 가까운 것도 장점이다. 강 대표는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 재학생, 졸업생과 쉽게 교류할 수 있고 입주 기업끼리도 다양한 협업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가 꼽은 관악 창업공간의 장점에는 관악구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전략이 녹아 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서울대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메카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올해 본격 실행에 나섰다. 관악구는 올해 말까지 관악 창업공간 인근에 스타트업 20여 곳이 사용할 수 있는 새 시설을 짓는다. 관악구는 이곳을 법률 상담과 투자자 연결 같은 지원 기능을 더한 창업 허브 시설로 삼고 서울대의 여러 연구기관과 협력할 예정이다. 서울시도 현재 관악 창업공간을 매입해 스타트업 입주 시설로 운영하며 힘을 보태기로 했다.

관악구는 관악 창업공간을 공공 일자리 창출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전문지식을 배우며 실무 경험도 쌓도록 하는 ‘서울형 뉴딜 일자리’ 사업장으로 창업공간을 선정하고 올 3월 인턴 5명을 선발했다. 주로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다.

이처럼 ‘벤처밸리’를 만들어 창업가를 불러 모으고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자치구의 일자리 사업이 진화하고 있는 모습 중 하나다. 사실 자치구가 주도하는 기존 일자리 사업은 노인을 비롯한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단순 노무형 일자리가 많았다.

벤처밸리뿐만 아니다. 관악구는 관악여성인력개발센터에 위탁해 2017년 자치구 최초로 ‘펫시터(애완동물을 돌봐주는 사람) 양성 교육’을 실시했다. 반려동물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흐름을 포착한 것이다. 교육 프로그램에는 펫시터가 갖춰야 할 기술뿐만 아니라 협동조합 설립 교육 등도 포함됐다. 프리랜서 형태로 혼자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펫시터 특성상 소기업 형태로 운영하면 더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함께 교육받은 수강생 4명과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이혜경 씨(56·여)는 “강아지를 키우면서 갖게 된 관심을 직업으로 연결해 적지 않은 나이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자치구 일자리를 진화시키려면 성장산업뿐만 아니라 사회제도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구로구는 12일부터 중장년 일자리 사업으로 마을버스 기사 양성을 시작했다. 다음 달 1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시내버스 회사들이 기사를 충원하면서 마을버스 기사들이 전직하고 있다. 그만큼 마을버스 기사는 부족해진다. 구로구는 20명에게 한 달간 마을버스 기사 교육을 하고 취업도 도울 예정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일자리 제공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실제 수요가 있는 일자리를 만들고 지원해야 회사나 기관도 이득을 보고 취업자는 일자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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