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독일서 미군 빼내 폴란드에… “獨 국방비 제대로 안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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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주둔 1000명 전환 배치… 폴란드는 F-35 32대 구매 약속
러 군사확장 견제 손잡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접경국 폴란드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미군 1000명을 추가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군 추가 배치, 작전본부 창설, 전투병 훈련 센터 건립, 미 공군 드론 중대 창설 등을 포함한 군사협력 공동 성명서에 서명했다. 이 성명서는 두다 대통령이 “러시아가 영토 침략을 노리고 다시 제국주의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요청해 이뤄졌다.

앞서 미국은 유럽 내 러시아의 군사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2016년 영국 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함께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4개국에 대대급 다국적 전투단을 주둔시켰다. AP통신은 중국 러시아 등과의 경쟁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미국의 새 국방 전략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그간 비용 등을 이유로 미군의 해외 파병에 소극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폴란드 요청을 전격 수락한 이유는 추가 비용 및 파병 인원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현재 독일에 머물고 있는 3만4000명 중에서 폴란드에 추가 파병할 병력 1000명을 빼낼 것이다. 유럽에 파병된 미군의 전체 수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미국의 추가 파병에 화답하듯 미국산 F-35 전투기 32대도 추가 구매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고문을 맡았던 줄리앤 스미스는 뉴욕타임스(NYT)에 폴란드 측이 1000명이란 추가 파병 수에 실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투기 구매 등 폴란드는 미국에 모든 것을 맞추려고 했지만 ‘안보는 스스로 지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명확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독일에 날을 세웠다. 그는 “폴란드는 미군 주둔에 따른 추가 비용을 모두 내기로 했지만 독일은 국방비를 충분히 쓰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독일이 나토와 합의한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분담금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해 왔다. 그는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독일을 보호하지만 러시아는 독일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벌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독일이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도입하기 위해 길이 1225km의 대형 가스관을 건설하는 ‘노드 스트림 2’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에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것을 의식해 푸틴에 대한 직접 비난은 자제했다. 그는 “폴란드가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를 희망한다. 미국도 러시아와 그런 관계를 갖기를 바란다”고 했다. 두다 대통령이 20억 달러를 투입해 폴란드에 상설 미군기지를 설치하고 기지 이름을 ‘포트 트럼프’라고 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이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3일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미국 관계는 점점 악화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이 수십 개의 러시아 제재를 단행했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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