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親書)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착 상태인 북한 비핵화 협상 상황의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월요일(10일)에 ‘아름다운(beautiful)’ 친서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에 대해 “매우 따뜻했다(very warm)”고 표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인 1월에도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바 있다. 여기에 김 위원장은 지난해에도 친서를 통해 교착 상황 돌파를 시도했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자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고,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개최됐다.
이에 따라 다시 시작된 김 위원장의 ‘친서 정치’가 ‘하노이 노딜’ 이후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비핵화 협상에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두 차례의 미사일 도발을 통해 긴장 수위를 높여가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재차 친서를 보낸 것은 미국과의 극단적인 대립은 피하고 대화의 끈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세 번째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내비친 것도 이 같은 북미 간 물밑 접촉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지금 제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북미 간에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 간 신뢰와 대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백악관의 대표적인 ‘강경파’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도 11일(현지시간)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전적으로 가능하다”며 “열쇠는 김 위원장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최고재무책임자(CFO) 네트워크 행사에 참석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그들(북한)이 준비되면 우리(미국)도 준비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기류 변화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1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13일 오슬로 포럼 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기조 연설을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새로운 제안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간 남북미 3자간 물밑 접촉이 있던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까지 더해진 만큼 비핵화 협상의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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