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무역전쟁, 다음 타깃 1순위는 인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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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전자상거래 제한 정책 등
美기업에 악영향 미치자 불만… 백악관 “외국인 투자 장려를” 압박
美무역적자 10년새 3배로 늘어… “슈퍼 301조 조사 나설것” 관측도
“호주산 알루미늄에 관세 매겨야” 美 경제참모 주장에 호주도 긴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올린 ‘관세 전쟁’의 과녁이 중국, 멕시코에 이어 어느 나라로 향할까. 인도가 유력한 가운데 호주, 유럽연합(EU), 일본 등 우방국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인도 PTI통신은 “미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지난달 재선에 성공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기업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새로운 외국인 투자를 장려할 경제 개혁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인도가 최근 도입한 해외 전자상거래 기업 관련 제한, 데이터 지역화 정책 등이 미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인도를 압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對)인도 무역적자는 213억 달러(약 25조2512억 원)이다. 10년 전인 2008년(80억 달러·약 9조4840억 원)보다 3배 가까이로 늘었다.

미국보다 더 많은 이익을 보는 나라는 관세전쟁의 과녁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가 될 수 있다. 미국은 5일부터 인도에 부여해 온 일반특혜관세제도(GSP)를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인도를 상대로 초강력 통상압박 수단인 ‘슈퍼 301조’ 조사를 개시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한다. ‘슈퍼 301조’로 더 유명한 미 무역법 301조는 미국이 교역 상대국의 비합리적 무역 관행을 조사하고 보복할 수 있도록 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인도 정부가 진전 사항을 내놓지 못하면 올여름께 301조 조사가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강력한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워 재선에 성공한 모디 총리는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인도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 하고 있다. 그러나 ‘대국’ 인도가 미국에 굴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수도 없어 진퇴양난에 빠졌다. 인도는 지난해부터 아몬드, 사과 등 2억3000만 달러(약 2727억 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이를 계속 연기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인도가 미국에 최근 시장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제안했지만 (미 무역대표부는) 협상에 관심이 없어 보였다”고 전했다.

호주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참모가 ‘호주산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대통령을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강경파가 이런 주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국무부와 국방부는 군사 및 외교 주요 동맹인 호주와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이를 말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때 EU 및 일본 등의 자동차 부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엄포를 놨으나 지난달 관세부과 최종 결정을 6개월 후로 연기했다. 세계적으로 경제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무역전쟁의 전선은 갈수록 확대되는 모습이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트럼프#무역전쟁#인도#슈퍼 301조#호주산 알루미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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