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영령 모독”…보수 야당, 文대통령 ‘김원봉’발언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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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7일 1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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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김정은 소책자 배포, 인간의 도리마저 저버린 행동”
손학규 “‘빨갱이’ ‘독재자 후예’…분열지향 발언에 불안”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6.7/뉴스1 © News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6.7/뉴스1 © News1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7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이념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일제히 공세를 펼쳤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저라도 대신 사과드리고 싶다”며 “현충일에 김원봉을 치켜세우는 발언을 한 건 일부러 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우파가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으로 야당의 비난을 유도해 분열을 만들고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신년사부터 어제 현충일 추념사까지 매우 자극적이고 위험한 발언을 이어왔다”며 “정치 갈등을 극대화해 혼란을 가중시키는 이 현실이 참으로 아쉽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04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6.7/뉴스1 © News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04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6.7/뉴스1 © News1
문 대통령이 지난 4일 국가유공자·보훈가족과 오찬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손을 맞잡은 사진이 포함된 국정 홍보 소책자를 나눠준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마저 저버린 행동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문 대통령을 겨냥, “그동안 대한민국 정체성을 허무는 일에 골몰하더니 이제 커밍아웃 하는 건가”라며 “싸울 대상인 주적(主敵)이 없어지고, 심지어 적과 한몸이 되면 군이 존재할 이유도 없게 된다. 그 다음은 국군의 해체 수순을 노리는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또 “문 대통령은 애국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다고도 했다”며 “보수는 이미 불태워버리자고 했으니, 사실은 공산주의건 자유민주주의건 따지지 말자는 뜻이 된다. 이쯤되면 나가도 너무 나갔다. 국정이 어려워지자 매우 초조해 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진정 국민통합 의지가 있는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문 대통령은 사회통합을 말하려다 오히려 이념 갈등을 부추기게 됐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저는 이를 의도적으로 논쟁을 만들기 위한 대통령의 노림수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문 대통령은 입으로는 통합을 말하며 뒤로는 지지자 결집을 꾀하는 ‘갈라치기’ 전술을 구사할 사람은 아니라고 믿는다”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의 연이은 분열 지향적 발언에 국민은 불안해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3·1절 기념사에서 ‘빨갱이’ 발언. 5·18 기념사의 ‘독재자 후예’ 발언 등은 그 취지에도 불구하고 사회 통합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지금 대한민국은 갈등과 반목으로 위기에 처해있다. 대통령의 말대로 양극단의 극한대결에서 벗어나 민생·경제를 책임질 정치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아무리 좋은 말도 때와 장소가 있는 것”이라며 “하필 순국 선열과 전몰 장병을 추모하는 날 북한에서 고위직을 하고 훈장을 받은 분을 언급한 것은 호국영령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더 이상 이념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역사인식을 바로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김원봉이 국군의 뿌리란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뿌리란 것과 마찬가지”라며 “전두환이 민주화운동을 탄압했듯 김원봉도 대한민국 국군과 맞숴 싸운 사람이다.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된 국군장병과 유가족들이 받을 상처를 먼저 생각했어야 한다”며 “유공자 가족들이 청와대를 방문했을 당시 봐야했던 김정은의 사진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란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고 주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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