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시아 정상 박수치며 함께한 ‘화웨이 협약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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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맞서 밀착하는 중-러]
中, 자국내 5G 상용화 박차… 이통사 4곳에 허가증 발급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압박에 맞서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러 양국 정상의 만남을 이렇게 정리했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화웨이와 러시아 최대 통신사 MTS가 손을 맞잡은 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뒤에서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치는 모습이었다.

5일(현지 시간) 궈핑(郭平) 화웨이 순환회장과 알렉세이 코르냐 MTS 최고경영자가 5세대(5G) 통신기술 개발과 시범사업 운영협약을 맺은 것은 중국의 숨통을 트이게 만드는 기회가 됐다. 미국의 전방위적인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를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는 6일 5G 기술의 선두주자임을 강조하는 성명을 냈다. 성명에서 “화웨이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실현한 자체 칩을 갖고 있다. 세계 30개국에서 46건의 5G 상용화 계약을 맺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중-러 정상이 만난 날 미국은 반대 전선 구축에 힘을 쏟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일 피트 훅스트라 네덜란드 주재 미국대사는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의 ‘스파이 행위’를 막으려면 5G 네트워크 구축에서 화웨이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서울에서 “장기적인 리스크와 비용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며 한국에 ‘반(反)화웨이 전선’ 동참을 압박한 날이기도 하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자국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기업을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해당하는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에 올리는 운영 방침을 공개하겠다며 미국에 맞불을 놓았다.

중국은 2020년으로 예정했던 자국내 5G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6일 주요 이동통신업체인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과 관영 차이나브로드캐스팅네트워크(CBN) 등 4곳에 5G 영업허가증을 발급했다. 통신사들은 이르면 8월경 5G 전용 요금제를 내놓고 본격적으로 상용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은 기업 거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6일 블룸버그는 미 보잉사와 중국 항공사들이 35조 원대 보잉 777-9와 차세대 여객기인 777X 항공기 거래를 논의 중이지만 정부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화웨이 협약식#5g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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