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 뒤엔 10대 기술혁명 있었다” 공학한림원 ‘산업기술발전사’ 발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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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관 라디오-경부고속도로 등 분야별 발전 이룬 ‘시초기술’ 꼽혀
“새 성장동력 찾는데 되움 되길”

1959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진공관식 라디오와 1963년 국내 최초의 동력경운기 개발,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 1983년 세계 세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B형 간염 백신이 각각 한국의 전기전자와 기계, 건설, 바이오 분야의 산업을 일군 ‘시초기술’로 꼽혔다. 1986년 세계 10번째로 개발한 전(全)전자교환기 ‘TDX-1’과 1989년 1가구 1전화 보급은 한국을 정보통신 강국의 반열에 올리는 분기점이 된 사건으로 꼽혔다.

한국공학한림원은 1945년부터 2015년까지 70년 동안 한국을 대표한 10개 산업 분야의 발전사를 국내 최초로 기술에 초점을 맞춰 정리한 ‘한국산업기술발전사’ 10권(사진)을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한국공학한림원은 공학 분야 국내 산업과 학계 석학 1100여 명이 소속된 국내 대표적인 학술단체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산업기술 발전의 세계적 롤모델로 국제적 관심과 선망의 대상이지만 산업기술 발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기록한 자료는 드물었다”며 “산업기술 주역이 낸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한국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생각에 발간을 결정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한국산업기술발전사’는 기계, 소재, 운송, 전기전자, 정보통신, 바이오, 섬유 및 식품, 건설, 화학, 에너지 및 자원 등 한국 10대 산업의 주요 기술을 발굴하고 그 발전사를 다뤘다. 각 분야를 맡은 편찬위원장이 ‘산업별 주요 분기점’으로 꼽은 시초기술도 선정됐다. 화학 분야에서는 1960년대 충북 충주에서 건설된 암모니아 화학비료공장이, 소재 분야에서는 포스코 주도의 철강기술 개발이 산업을 일군 시초기술로 꼽혔다. 건설 분야에서는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국내 건설계의 체질을 안전 중심으로 재편한 역사적 계기로 꼽혔다.

권 회장은 “중국의 추격 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 놓인 한국의 현재 산업기술은 창의력 기반의 신산업 발굴이 절실하다”며 “불모지에서 산업 기술을 일군 엔지니어의 삶과 업적을 복기하고 이를 통해 새 성장 동력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시초기술#산업기술발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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