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열음 “예술감독 2년차 징크스? 생각 않으려 해요”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8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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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
7월 영국 런던 BBC 프롬스 데뷔

“올해 초 겨울음악제 끝나고 다시 일을 시작할 때 너무 힘들었어요. 혼자 소포모어 징크스가 오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이제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피아니스트 손열음(33)의 긍정 에너지는 여전하다. 지난해 3월 평창대관령음악제의 3대 예술감독으로 취임, 그해 여름 제15회 평창대관령음악제와 올해 2월 2019 대관령겨울음악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손 감독이기에 2년차 징크스의 우려는 없다. ‘다른 이야기(A Different Story)’를 주제로 7월31일부터 8월10일까지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콘서트홀과 뮤직텐트를 비롯해 강원도 일대에서 펼쳐지는 제16회 평창대관령음악제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다.

손 감독은 28일 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업무량이 작년과 비교 안 될 정도로 적어져 훨씬 수월하게 준비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지난 음악제는 웬만한 사전 못지 않은 두꺼운 프로그램북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필력도 자랑하는 손열음이 일일이 챙겼다.

“나는 음악제가 아닌 출판사에서 일하는 것 같다는 농담도 했다”면서 “그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 음악이 추상적인 만큼 글로써 보완하면 전달력이 훨씬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욕심 같아서는 온라인 판매도 하고 싶다”고 했다.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전국구 음악제가 됐지만 일부에서는 지역 주민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지 못했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낸다.

강원 원주 출신인 손열음은 “도민의 심리를 잘 안다. 눈에 보이는 혜택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수확도 있었다. 스킨십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겨울음악제 때 찾아가는 음악회로 원주·춘천·정선에서 열린 무료 공연은 호응을 얻었다.

이번 여름음악제에는 손 감독을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스베틀린 루세브, 폴 황, 가이 브라운슈타인, 닝 펑, 비올리스트 막심 리자노프, 헝-웨이 황, 첼리스트 율리안 슈테켈, 레오나드 엘셴브로이히, 김두민, 송영훈, 에드가 모로, 피아니스트 김선욱, 샤오한 왕 등이 출연한다.

지난해 호평을 받은 젊은 페스티벌오케스트라도 활약한다.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에서 활약 중인 젊은 단원들이 뭉친 드림팀으로 짧은 리허설에도 완벽한 합을 들려줬다.

올해도 라디오 프랑스필의 악장인 박지윤과 바이에른 교향악단 제2바이올린 악장인 이지혜를 비롯해 조성현(플루트), 함경(오보에), 조인혁(클라리넷), 조성호(클라리넷), 최영진(바순) 등 해외 명문 오케스트라에서 활약 중인 한국 출신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해 알펜시아 뮤직텐트에서 2회 공연한다. 드미트리 키타옌코와 파블로 곤잘레스의 지휘로 손 감독, 루세브가 협연한다.

손 감독은 “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처음 기획할 때는 주변에서 반신반의한 것이 있었어요. 저도 피아니스트라 오케스트라를 잘 아는 음악가가 아니니 어떻게 될까 걱정했는데 연주하는 분들이 많이 도와줬습니다”면서 “조인혁, 조성현, 함경이 많이 도와줬는데 그 분들도 신나서 했죠. 누군가 모아주기를 바랐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고요. 이번에 무조건 다시 오겠다고 했죠. 작년과 달라진 점은 현악 멤버 80% 이상이 오케스트라 정단원이라는 거예요. 작년에는 스쿨에 있는 학생들이 꽤 있었거든요”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프로그램에 성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에는 성악 공연이 제일 많아 우리는 성악 공연을 많이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지난 겨울음악제에서 성악 위주의 ‘음악체험극’을 표방한 ‘겨울. 나그네’를 공연한 것처럼 균형은 여전히 고민 중이다.

연주자들이 작년과 상당수 겹치는 것에 대해서는 “올해 안정적으로 집중하자는 생각을 했어요. 작년에 제가 감독을 처음 맡으면서 이미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또 변화하면 어지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고 답했다.

손 감독은 현시점 블루칩 연주자이기도 하다. 개인 연주 일정도 빠듯하다. 7월23일에는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축제인 영국 BBC 프롬스 데뷔 무대도 예정됐다.

손 감독은 “가장 큰 페스티벌이다 보니 설레요. 원래 축제 초청에 일희일비하지않는데 이번에는 정말 좋아요”라면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축제다 보니 저희도 배울 것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음악제 감독을 맡아 초반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모자라 힘들었다는 손 감독은 “4월에는 거의 3일에 한번씩 연주를 하고 대륙도 3곳을 다녔는데 연주하는 것이 더 재미있어졌다”며 즐거워했다.

김성환 강원문화재단 이사장은 “재단 입장에서는 손 감독의 연주 일정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돼 부담을 줄여주려고 노력했다”면서 “그런데 손 감독이 모든 일에 열정적이고 프로그램 하나에도 세세하게 신경을 써 고맙다. 페스티벌오케스트라는 짧게 공연하는 것이 아쉬워 해외에 소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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