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 질병분류 갑론을박…“게임중독 병가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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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8일 1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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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증상 치료 근거”vs“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게임업계 “산업 위축될것”…공대위 구성 맞대응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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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중독이 질병이라면, 게임 중독으로 병가내도 되나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정신질환’의 한 종류로 규정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우리나라에서도 찬반 논쟁이 뜨겁다. 게임중독이 정신질환으로 분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서는 ‘게임중독으로 병가를 내도 되느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보건복지부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관리하고 진단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민관협의체를 구성한다는 입장이지만,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반대의 뜻을 피력하며 본격적인 기준 마련에 앞서 정부부처에서 혼선이 빚이지고 있다.

게임업계도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대응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이들은 “(게임을 질병으로 규정하기에는)아직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게임산업을 위축시키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임중독, 통제하기 쉽지 않다…치료할 수 있으면 좋지 않나”

반면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것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중독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반기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게임중독은 질병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워낙 스마트폰도 많이 보급돼 있고, 학생들이 방과 후에 몰래 게임을 하는 경우 교사나 학부모가 통제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A씨는 “게임 때문에 폭력성이 생긴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욕설을 많이 배우고 산만해지는 건 분명한 것 같다”며 “게임이 워낙 화려하다 보니 학생들이 웬만한 자극은 자극으로 느끼지 못한다”고 귀띔했다.

조성준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교수도 “WHO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게임의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 것도 분명하지만, 중독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경우 치료해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게임 자체를 금지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게임에 빠져서 삶이 망가지는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정신보건센터에 근무할 당시 집 밖에 나가지 않고 게임만 하는 탓에 가족들이랑 충돌을 빚는 청소년들이 꽤 많았다”고 전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우려…규제 근거 부족하다”

“게임은 생활의 활력을 주는 취미생활”이라며 질병 분류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중앙대 게임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이진규씨(19)는 “게임은 현대사회에서 짧은 시간 안에 큰 만족을 줄 수 있는 취미생활”이라며 “게임에 대한 규제가 많아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게임개발자인 B씨(27)도 “게임 중독을 질병이라고 규정하는 것 자체가 게임이 유해하다는 것을 전제로한 것”이라며 “게임을 e스포츠라고 하는데, 스포츠 중독은 질병으로 규정하지 않지 않냐”고 되물었다.

PC방협회 관계자는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규정된다면, 게임이 유해하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게임은 여가문화에도 많이 기여하는 하나의 취미생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게임산업에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이고 PC방 업주들도 우려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문제가 됐던 범죄나 사고 등에 게임이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닌데, 무작정 게임을 규제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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