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빌렸는데 1억5000만원까지 불어…불법 대부업 여전히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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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7일 0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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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고금리 일수·불법추심 등 위법대부업체 12곳 적발

2018.9.17/뉴스1 © News1
2018.9.17/뉴스1 © News1
#종합패션업체를 운영하던 이씨는 지난해 7월부터 8500만원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금리가 높아 원금과 이자가 연체됐고, 대부업자 협박을 견디다 못해 ‘서울시 불법대부업피해상담센터’에 구제를 요청했다. 확인결과, 실제 수령한 대출금 8085만원 중 현재까지 8030만원을 상환해 55만원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부업체에 남은 빚은 2100만원이었다. 이자율이 최고 288.2%로 법정이자율을 훨씬 초과한 셈이다. 이씨는 미상환채무액 55만원만 갚는 조건으로 대부업자와 채권과 채무 관계를 종결했고 센터는 대부업자를 수사의뢰했다.

#생활자금이 필요했던 박씨는 2016년부터 올해 1월까지 대부업자로부터 300만원을 받고 360만원을 상환하는 조건의 대부계약을 체결했다. 센터 확인결과, 실제 수령한 금액은 수수료 및 선이자 명목의 57만원을 공제한 243만원이고, 현재 상환한 금액은 284만원으로 더 이상 채무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대부업자 박모씨로부터 욕설, 협박 등으로 채무상환을 독촉 받아왔다.

서울시가 ‘서울시 불법대부업피해상담센터’에 신고, 접수된 대부업체의 불법·부당행위 22건을 조사한 결과, 법정이자율 초과수취, 불법추심 등 대부업법을 위반한 업체 12곳을 적발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에 수사의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3일부터 4월 23일까지 센터에 접수된 상담 및 피해구제 내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사안에 따라 현장 방문과 신고자 상담 등을 진행했다.

이번 조사결과, 적발된 주요 불법행위 유형(업체별 중복적발 포함)은 ‘불법 고금리 일수, 꺾기 대출 행위’가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채권추심 행위(2건), 불법대부중개수수료 편취(1건) 등이었다.

특히 그동안의 불법영업행위 대부분이 미등록대부업자에 의해 발생했다면, 이번 조사결과 정상 등록된 대부업체(3곳)까지 불법 고금리, 일수대출에 가세한 것으로 드러나 서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일명 ‘꺾기 대출’, 다시 말해 대출금이 연체되면 상환자금에 대한 또다른 신규대출을 받게 해 원금상환이 불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불법행위도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실제로 대부업자로부터 1000만원을 빌린 후 연체되자 추가대출을 받아 기존 연체금을 상환하는 방식의 꺾기 대출을 9차례 반복한 결과, 대출금이 1억 5000만원까지 불어 채무 상환능력을 상실, 구제를 요청한 사례도 있었다.

‘불법채권추심’(2건)도 여전했다. 채권추심법상 채권추심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또는 야간(오후 9시~익일 오전 8시)에 전화·문자·영상 등을 통해 채무자에게 불안감을 유발하거나 사생활 또는 업무를 해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업체 중 한 곳은 채무자에게 13일간 오전 2시~4시까지 동일한 내용으로 반복적인 채무상환독촉문자를 발송하는 행위를 했다.

서울시는 협박 및 불법 추심을 당한 이용자는 통화내용 녹음을 비롯해 증인 등 관련 증빙자료를 최대한 확보해 관할 소재지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부중개업자 또는 미등록대부중개업자가 수수료, 사례금, 착수금 등의 명목으로 대부중개와 관련한 대가를 받는 불법 행위(1건)와 관련, 어떠한 이유로든 대부중개와 관련해 대가를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받을 수 없으므로 대출실행을 미끼로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담보권 설정비용을 과다하게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서울시는 당부했다.

서울시는 대부업체 이용시 일차적으로 관할 등록기관에 정상적으로 등록 되었는지 여부를 120다산콜센터나 금융감독원, 한국대부금융협회에서 확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용시 대부계약서, 원리금 상환내역 등 관련서류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며, 원리금은 반드시 계좌이체 등을 통해 상환해 향후 법적 분쟁에 대비하라고 덧붙였다.

대부업체의 불법·부당행위로 인한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서울시 불법대부업피해상담센터(☎4860)나 온라인사이트 ‘눈물그만’ 또는 120다산콜센터로 신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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