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큰 日남녀 격차…직급 올라갈수록 간부급 여성 찾기 어려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2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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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직급이 올라갈수록 남녀 불평등은 더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초등학교 교원의 62%는 여성이지만 교장 중 여성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기업(근로자 1000~4999명)의 경우 여성은 정사원의 25%였다. 하지만 과장은 8%, 부장은 3%로 간부로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을 찾기가 더 어려웠다. 미술관의 경우 학예원은 절반 이상인 66%가 여성이지만, 관장은 16%로 뚝 떨어진다.

올해 봄 도쿄외국어대 학장으로 취임한 하야시 가요코(林佳世子·60·여) 씨는 아사히 인터뷰에서 “(학장 성별을) 남녀 절반으로 목표 삼기에는 너무나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현재 86개 일본 국립대학 중 여성 학장은 4명뿐이다.

일본에선 최근 ‘프랑스처럼 남녀평등 추진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 의회는 2000년 6월 ‘의원선거와 선출직에 남녀의 평등한 진출을 위한 법’(동수법)을 만들었다. 이 법에 따라 각 정당은 양성의 비율을 동등하게 공천해야 했다. 현재 프랑스 의회의 절반은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정치 분야에서 남녀동수 추천이 의무화됐지만, 요즘은 기업과 공직 사회로 영향이 파급되고 있다.

지난해 의도적으로 여성 수험생에게 불이익을 준 것으로 드러나 사회적 문제가 됐던 도쿄의과대 입시 비리 문제가 해결되자 남녀 합격률이 비슷하게 나왔다. 도쿄의과대가 홈페이지에 공표한 올해 일반시험 성별 합격률(성별 지원자 대비 합격자 비율)에 따르면 남성 16.9%, 여성 16.7%였다.

아사히신문이 올해 78개 의과대의 남녀 합격률을 조사했더니 남성 합격률은 여성보다 10% 더 높았다. 이는 문부과학성이 지난해 81개 의과대를 대상으로 조사했던 남녀 격차 22%(남성이 더 높음)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터진 도쿄의과대 입시 비리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다른 대학 의과대 수험생 선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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