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시절 동반자 3人’이 말한다, 류현진은 어떻게 ‘언터처블’이 됐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21일 05시 30분


이제 ‘코리안 몬스터’가 아니라 ‘메이저리그 몬스터’다. 류현진(LA 다저스)이 20일(한국시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7이닝 무실점 완벽한 투구를 펼친 그는 팀의 8-3 승리를 이끌며 시즌 6승을 수확했다. 평균자책점을 1.52로 낮추며 메이저리그 전체 1위로 올라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제 ‘코리안 몬스터’가 아니라 ‘메이저리그 몬스터’다. 류현진(LA 다저스)이 20일(한국시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7이닝 무실점 완벽한 투구를 펼친 그는 팀의 8-3 승리를 이끌며 시즌 6승을 수확했다. 평균자책점을 1.52로 낮추며 메이저리그 전체 1위로 올라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9시즌 류현진(32·LA 다저스)의 기세는 뜨거운 것을 넘어 불타오른다는 표현이 딱 맞다.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5안타 1볼넷 5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6승(1패)째를 챙겼고, 평균자책점 1.52로 메이저리그(MLB)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투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인 평균자책점 부문 1위는 류현진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18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뒤 다저스 구단의 퀄리파잉 오퍼(QO)를 받아들였을 때만 해도 류현진이 지금과 같은 핵심 선발로 활약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진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이 같은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으며 올 시즌 MLB에서 가장 강력한 선발투수 중 하나로 우뚝 섰다. 그래서 KBO리그(한화 이글스) 시절부터 오랫동안 류현진을 지켜본 김인식 전 감독(72)과 송진우 한화 투수코치(53), 정민철 MBC스포츠+ 해설위원(47)에게 상승세의 비결을 물었다.

● 2006년의 류현진을 돌아보다


김 전 감독은 류현진의 KBO리그 데뷔 첫해인 2006시즌을 돌아봤다. 당시 류현진은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거머쥐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006년에는 공은 더 빨랐지만, 지금처럼 정교한 맛은 없었다. 체인지업도 입단 당시에는 던지지 않았는데, 구대성과 송진우가 던지는 것을 보고 배웠다. 그때부터 익히기 시작했는데, 미국에서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송 코치는 “구대성이 후배 선수들에게 이것저것 가르쳐주는 것을 좋아했다”며 “마침 2006년에 현진이가 입단했는데, (류현진이) 손바닥을 활용하는 팜볼을 즐겨 던졌다더라. 체인지업은 팜볼과 구질이 다르지만, 유형은 비슷해 현진이가 받아들이는 데도 거부감이 없었다. 입단 첫해부터 체인지업이 유난히 잘 통했고, 갈수록 위력을 더했다”고 돌아봤다.

● 빨라진 팔스윙과 완벽한 제구력

김 전 감독이 분석한 올 시즌 순항의 비결은 다양한 구종과 빨라진 팔스윙이다. 김 전 감독은 “데뷔 초에는 무작정 공을 빠르게만 던졌지만, 미국에선 컷패스트볼(커터)과 투심패스트볼(투심)까지 던지는 등 구종이 다양해졌다. 몸쪽 공략도 잘하니 타자들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힙턴과 팔스윙, 즉 힘을 모아서 던지는 순간의 동작이 빨라졌다. 그 동작이 빠르면 타자 입장에선 확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커터와 체인지업도 확실히 회전이 먹힌다”고 했다.

송 코치는 류현진의 피칭메뉴와 제구력에 주목했다. 그는 “현진이의 구속은 MLB에서 빠른 편이 아니다”며 “그 공으로 타자와 승부에서 이기는 방법은 원하는 코스에 완벽하게 던지는 것뿐이다. 커터와 체인지업, 커브, 투심 등 모든 구종에 자신감이 커진 덕분에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승부가 가능하다. 완벽한 제구와 다양한 구종이 상승세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 달라진 환경과 멘탈

정 해설위원은 “주목”이라는 두 글자를 언급했다. 이는 류현진의 성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현진이는 주목 받으면 받을수록 힘을 빼고 던진다. 다소 주목도가 떨어질 때는 초반부터 엄청나게 힘을 쓴다. 지금은 팀에서 입지도 탄탄하다 보니 힘을 빼고 편안하게 던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힘껏 투구해야 하는 상황을 잘 파악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김 전 감독은 제자의 활약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정도로 잘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2011시즌 16승을 거두는 등 MLB 통산 77승을 기록 중인 데릭 홀랜드(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비슷할 것으로 봤다. 이후 부상도 있었고, 어려운 시간을 보낸 것을 고려하면 정말 정신력이 대단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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