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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오물 바라보며 힐링… 명상 화두 기획전 ‘멈춤과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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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오물 바라보며 힐링… 명상 화두 기획전 ‘멈춤과 통찰’

김민 기자 입력 2019-05-20 03:00수정 2019-05-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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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갤러리수 내달 16일까지
서고운의 ‘존재하는 것은 모두 사라진다’(2018년) 일부. 타투이스트로도 활동하는 서고운은 가수 국카스텐의 앨범 디자인에도 참여했다. 갤러리수 제공
몸은 예술에서 끊임없이 상기되는 주제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는 ‘역사를 몸으로 쓰다’를 주제로 한 기획전이 열렸고, 일민미술관도 작가의 몸이 겪은 역사를 강조한 ‘불멸사랑’전을 최근 열었다. 현실이 아닌 관념을 생각했던 흐름을 거부하고 일상의 몸과 감각에 집중하는 것이다.

서울 종로구 갤러리수에서는 명상을 화두로 한 기획전 ‘멈춤과 통찰’이 열리고 있다. 전시 기획자 변홍철은 “자신을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명상 수행법을 예술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 이야기는 김용호, 서고운, 이피, 최선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전시장에서 눈길을 끄는 건 서고운의 작품이다. 동물의 사체나 해골 등 죽음의 이미지가 가득한 그의 회화는 공포와 불안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인체가 부패하는 과정을 네 단계로 담은 ‘사상도’는 일본의 불화 ‘구상도’에서 영감을 얻었다. ‘구상도’는 백골을 보며 몸과 자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깨달음에 다가가는 ‘백골관 수행’을 바탕으로 한다.


최선의 회화는 오물, 폐수 등을 재료로 활용했다. 잉크를 입으로 불어 패턴을 만든 ‘나비’는 호흡을 활용했다. 하수 위의 기름이나 폐수의 패턴을 그대로 형상화한 ‘오수회화’는 색을 달리해 한눈에 오수라는 걸 알아보지 못하게 했다. 기획자는 이것이 원효의 ‘일체유심조’를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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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단화처럼 그려진 이피의 ‘난 자의 난자’는 작가가 자신의 몸에 온전히 포커스를 둔다. 가운데 서 있는 자신의 형상 좌우로 몸속에 고인 작가의 환상과 희망, 절망이 풍선처럼 줄줄이 달려 있다. 사진작가 김용호의 ‘피안’은 소금쟁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연잎을 담았다.

변홍철은 “‘나는 영적이나 종교적이진 않다(I am spiritual but not religious)’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명상 자체가 이슈가 되고 있다”며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감기처럼 흔한 요즘, 멈춤과 호흡으로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데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6월 16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고운#멈춤과 통찰#백골관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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