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찾은 황교안 “文정권 좌파독선에 빠져”…유림들 “맞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13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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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구미보 찾아가 4대강 보 해체 중지 주장
안동서 유림단체 간담회, 수백명 몰려 높은 관심
"뭐든지 적폐라 하면서 스스로 새로운 적폐 쌓아"

민생투쟁 대장정 7일째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3일 낙동강 구미보와 안동을 돌며 4대강 보 해체 등 문재인 정권 실정에 대한 비판을 계속 이어갔다.

황 대표는 이날 경북 구미 선산읍 낙동강 구미보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문재인 정부는 좌파·환경단체 말만 듣지 말고 분노한 지역 민심에 귀기울여야 한다”며 “4대강 보 파괴는 민생 파괴, 농업 파괴, 지역경제 파괴임을 명심하고 즉각 중지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문재인 정권의 구미보 수문 개방으로 인해서 구미와 상주의 농업인들이 엄청난 피해를 당하고 있다”며 “수문을 열자마자 지하수는 물론 내천에 흐르던 물까지 죄다 말라버렸다. 부랴부랴 관정을 뚫어서 지하수를 퍼 올리기도 했는데 농사에 쓰지도 못하는 흙탕물이 올라오기도 하고 지반이 약해져서 2차 피해에 대한 염려도 있다”고 했다.

이어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4대강 보를 없애겠다는 것인지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없는 그런 일을 벌이고 있다”며 “이 정권은 4대강 사업이 환경을 망쳤다고 주장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4대강 사업 이전에 이 지역은 홍수와 가뭄 피해가 빈번하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홍수 걱정도 완전히 사라졌고 농업용수가 풍족해졌고 행락철이 되면 관광객들이 넘치는 곳이 됐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오늘 현장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지역민들의 목소리도 꼼꼼하게 챙겨 듣겠다”며 “이를 통해 현 정권의 막무가내식 보 파괴를 막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구미보 현장 방문에는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과 경북 지역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고, 당직자 외에 시민 100여명이 몰려 황 대표의 방문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내걸며 관심을 나타냈다. 구미시 농업인단체협의회는 ‘현 정부로부터 구미보를 끝까지 지켜주십시요’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4대강 보 해체를 비판했다.

황 대표는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시민들과 함께 구미보 둘레길을 걸으면서 4대강 보 철거 저지를 위한 가두행진도 벌였다.

이어 곧바로 안동으로 넘어가 퇴계 16대 종손 이근필씨를 비롯해 박원갑 경북향교재단 이사장, 김종길 도산서원 선비수련원장 등 유림단체와 간담회를 가졌다.

유림 간담회가 열린 안동 유교문화회관 안에는 200여명의 시민이 몰리면서 좌석이 없어 서 있거나 바닥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다수였다. 건물 밖에도 간담회 시작 2시간 전부터 시민 500여명이 운집했다. 한 중장년 남성은 ‘파탄경제! 살려주세요’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황 대표를 맞았다.

황 대표는 유림 간담회에 빨간색 점퍼 차림 대신 검은색 정장을 입고 나타났다. 그는 서애 류성룡의 15대 종손 류창해씨로부터 ‘서애 류성룡의 리더십’ 책자를 전달받고, 당에서 펴낸 ‘文 정권 경제 실정 징비록(懲毖錄)’을 건네면서 “안동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간담회에서 “국정을 맡고 있는 문(文) 정권 정말 무능하다. 싸울 줄만 알았지 일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규정하고 “문재인 정권, 운동권 이념 정권을 폐지시키고 파탄에 빠진 대한민국 경제를 지켜내기 위해 온 힘을 한국당원들과 함께 기울이겠다”고 했다.

또 “지금까지 이 나라의 경제 부흥을 이뤄왔고 경제 번영을 일궈온 자유우파를 몽땅 적폐라고 한다”며 “뭐든지 적폐라고 하면서 이 사람들이 오히려 자기들의 새로운 적폐를 쌓아가고 있다. 지금도 더 심각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돌리고 있다”며 현 정권을 비난했다.

특히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오만과 독선에 빠진 이 정부가 지혜를 얻으려고 하지 않고 좌파독선에 빠져서 제멋대로 함으로써 이 나라가 어려워진 것”이라는 황 대표의 발언에 일부 유림은 “맞다”며 적극 호응했다.

황 대표는 “선비정신, 화랑정신, 호국정신, 새마을정신이 살아있는 곳이 바로 안동 아닌가”라며 “우리 민족을 지키고 국권을 수호하면서 공동체의 압력을 지켜온 정신문화의 본향이 바로 안동이다”라고 치켜 세웠다.

안동 방문을 끝으로 TK(대구·경북) 민생투쟁 일정을 마무리한 황 대표는 이날 저녁 무렵 충북 충추로 이동해 아동복지시설을 방문하는 등 충청권에서 민생투쟁을 이어간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부산을 시작으로 거제, 통영, 마산, 경주, 영천, 대구 등 일주일 간 자유한국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영남 지역에만 머물면서 지지층 다지기에 공을 들였다.

민생투쟁은 충청과 호남, 강원, 수도권에서 이어간다. 특히 황 대표는 이번 주말에 광주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는 등 취임 후 두 번째로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을 두드릴 계획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광주 방문을 반대하고 있는 기류에 대해 황 대표는 “(기념식에)오라는 초청이 있었고 (초청에)응해서 광주를 방문할 계획이다”라고 강행 의사를 밝혔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황 대표의 광주 방문을 두고 “얻어맞으려고 오겠다는 것”이라며 지역감정을 조장하려는 의도라고 의심하자, 황 대표는 “광주 시민들을 모독하는 말씀이다. 광주 시민들 소중한 분들이고 또 다 잘 판단하셔서 그렇게 하시리라 생각한다”며 “광주 시민들을 모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황 대표는 5·18 비하발언 의원들에 대한 중징계 필요성에 대해선 “국회에서 처리돼야 할 문제인데 국회가 정상화 되지 못해 한계가 있다”면서도 이종명 의원 제명에 대해선 “국회 의결이 필요한데 지금 의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의총이 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날 페이스북에 황 대표를 겨냥해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진화하는데 아직도 좌파 우파 타령을 하고, 공안검사 시절 인식에서 한 걸음도 진화하지 않아 놀랍기만 하다”고 조롱한 데 대해 황 대표는 “(임 전 실장이)386 세대에 머무르고 있는 이야기 아닌가 싶다”고 맞받았다.

【서울·구미·안동=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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