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대치 속 여야 원내대표 회동…황교안-나경원 투트랙 전략,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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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10일 15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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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되겠다”…협치 공감대 속 ‘속도조절’
이인영 “5·18 논의 시급” 나경원 “패트 짚고 넘어가야” 신경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9일 울산 매곡산업단지 한국몰드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文정권 경제실정백서특위 연석회의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2019.5.9/뉴스1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9일 울산 매곡산업단지 한국몰드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文정권 경제실정백서특위 연석회의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2019.5.9/뉴스1 © News1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장외투쟁을, 나경원 원내대표는 제1야당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원내투쟁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에 연일 국회 복귀를 촉구했지만, 포용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극한대치가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이인영 신인 민주당 원내대표가 취임 첫날부터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만나 등 ‘협치’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면서 국회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0일 정치계에 따르면 전날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민주당·한국당 원내대표 간 첫 회동에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말하고, “밥을 잘 사주시겠다고 하니 저는 밥도 잘 먹고 말씀도 잘 듣겠다”고 화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아울러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당색과 비슷한 계열인 아쿠아마린 색상의 재킷을 입고 참석하는 등 이 원내대표에게 그 어느때보다 호의적이고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두 사람은 공개회담 시종일관 웃음기를 띄며 대화를 나눴다.

이를 두고 이 원내대표가 당내 주류인 ‘친문’(친 문재인)계 핵심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소장파’로 분류되는 만큼, 한국당이 지금까지와 다른 당청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이 원내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제1야당 나 원내대표를 만나 국회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고, 나 원내대표도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국회정상화를 위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나경원 대표가 “해야 할 일이 많지만 패스트트랙에 태운 두 제도(선거제·공수처법)에 대해 어떤 것이 국민에게 좋은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하니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하지 말자”라고 하자 이 원내대표 또한 손 사례를 치며 “어떻게 첫 술에 배 부르냐”며 속도조절에 나선 모습도 보였다.

또 이 원내대표가 “곧 5·18이 다가오는 만큼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걸 고려해 달라”고 압박하자, 나 원내대표 역시 “말 잘 듣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했는데 설마 청와대 말을 잘 듣는 원내대표는 아닐 거라 생각한다. 어려워진 상황에서는 (패스트트랙 등)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도 있다”고 응수하는 등 신경전이 흐르고 있다.

한편 황교안 대표의 장외투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나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정국 후 국회의 얼굴(각 당 원내대표)가 바뀌고 있다”며 “민생 국회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밝면서 한국당의 ‘투트랙’ 전략에 변화 기류가 나타날지도 관점 포인트다.

이와 관련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내년 총선과 2020년 대선까지 큰 그림을 그리는 건 황교안 대표의 몫이고, 민주당에서 새 원내대표가 선출됐기 때문에 협상의 여지가 있는지 가늠하는 건 나경원 원내대표 몫일 것”이라며 “황 대표는 야당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장외투쟁을 지속하고 나 원내대표도 국회 내에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는 ‘투트랙’ 전략은 유효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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