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60% 10년이상 국내거주…사회관계망 부족 ‘외로움’ 호소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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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오늘 전국 다문화 가족 실태조사 결과 발표
장기거주 경향 뚜렷…한국생활 적응력도 향상 추세
가족 외엔 관계형성 저조…사회적 관계망 형성 낮아
고용률 수치는 높지만 질은 낮아…자녀 양육도 문제

이민자들 중 결혼 등을 이유로 10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는 이들이 60.6%에 달하는 등 정착자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의 사회적 관계망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8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다문화가족지원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 조사다. 지난 2009년 첫 조사 이후 올해로 네 번째 시행됐다.

◇60.6%가 10년 이상 거주…장기 정착 경향 뚜렷

2018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모집단은 30만6995가구로 이 중 결혼이민자 가구가 85.7%다.

이들 중 10년 이상 국내에 거주한 이민자의 비율은 60.6%로 2015년에 비해 12.7%포인트 상승했다. 15년 이상 거주한 비율도 27.6%였으며 이 비율도 2015년에 비해 7.0%포인트 올랐다. 반면 10년 이하 단기 거주 비율은 2015년에 비해 하락해 장기정착자가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민자 성별은 여성이 82.7%로 다수를 차지했고 출신 국적은 중국(한국계)이 31.1%로 가장 많았다. 베트남은 23.4%, 중국 19.3%, 필리핀 6.2% 순이었다.

다문화가족의 평균 가구원 수는 2.92명으로 전체 국민 평균 가구원수 2.47명보다 많았다.

한국 출신 남편이 80.7%로 다수를 이뤘고 배우자의 연령층은 40대 이상이 80.5%를 차지했다.

가정 내에서 이민자의 모국어를 사용하도록 격려하는 정도는 2.87점, 실제로 모국어를 가르치는 정도는 2.98점으로 각각 2015년보다 점수가 낮아 가정 내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낮아짐을 보였다.

◇한국생활 적응도 높아졌지만…사회적 외로움 호소

다문화가족의 한국생활 적응도는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사회적 관계망이 부족하다는 비율은 증가하고 있었다.

한국어 능력은 5점 만점에 3.89점으로 2015년에 비해 0.8점 올랐다.

이들이 외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했다는 비율도 30.9%로 2015년 33.3%에 비해 감소했다.

한국 생활에 어려움이 없다는 비율은 29.9%로 2015년보다 4.2%포인트 증가했지만 외로움으로 한국생활이 어렵다는 비율은 5.6%포인트 증가한 24.1%였다.

특히 ▲여가·취미를 같이 할 사람 ▲아플 때 도움 요청할 사람 ▲자녀교육 관련 도움을 요청할 사람 ▲자신이나 집안의 어려움을 의논할 사람 ▲일자리 관련 의논할 사람 등 전 항목에서 30~40%는 가족을 제외하면 도움을 받거나 의논할 사람이 없었다.

지난 1년간 각종 모임이나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는 비율도 2015년에 비해 감소했다. 학부모 모임은 25.4%에서 17.2%로, 모국인 친구 모임은 45.7%에서 37.4%로, 지역 주민 모임은 16.9%에서 11.3%로, 종교모임은 13.5%에서 10.2%로 각각 줄었다.

◇다문화가족 배우자 만족도 국민 전체보다 높아…자녀 양육에는 골머리

다문화가족 중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31점으로 2015년 3.98점에 비해 높아졌다.

국민 전체 배우자 만족도 평균이 3.96점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부부간 하루 평균 대화시간은 2시간 이상이 36.6%로, 2015년 28.5%에 비해 8.1%포인트 상승했다. 1~2시간은 24.9%로 마찬가지로 2015년에 비해 2.7%포인트 올랐다. 대화 시간 1시간 미만은 감소한 반면 1시간 이상은 증가한 셈이다.

부부간 문화적 차이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55.9%로 2015년 59.2%에 비해 감소했다. 문화적 차이를 많이 겪는 부분은 주로 식습관(50.7%), 의사소통 방식(39.6%), 자녀양육 방식(28.2%) 등이었다.

다문화가족에서 자녀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비율은 5세 미만 자녀의 경우 78.2%, 5세 이상 자녀의 경우 87.2%로 나타났다.

5세 미만 자녀의 경우 돌봄공백(26.9%)과 한국어 교육(26.3%)의 어려움을 많이 호소한 반면 5세 이상 자녀의 경우 학업·진로(47.1%), 교육비(40.9%) 문제가 최대 고민이었다.

◇일반 국민보다 높은 고용률…일자리 질은 낮아

다문화가족의 고용률 수치는 높지만 이들의 일자리의 질은 일반 국민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민자와 귀화자의 고용률은 66.4%로 2015년 63.9%에 비해 2.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일반 국민 63.1%보다 높은 수치다.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의 고용률이 48.4%로 일반국민 40.1%보다 높았다. 반면 30~40대 연령층에서는 다문화가족의 고용률이 일반국민보다 낮았다.

취업자 가운데 27.9%는 단순노무 종사자로 일반국민 13.0%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는 일반 국민이 20.5%인 반면 다문화가족은 10.7%에 그쳤다. 사무종사자 역시 다문화가족은 6.0%인데 반해 일반국민은 17.8%로 약 3배 차이를 보였다.

직업을 갖고 있는 다문화가족 중 상용직 비율은 42.3%로 2015년 34.9%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근로자 중 상용직 비율이 51.4%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이며 특히 일용직 근로자 비율이 18.5%로, 일반국민 5.4%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들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200~300만원 미만이 26.1%로 가장 많았고 100~200만원 미만 22.4%, 300~400만원 미만 20.1% 순이었다.

다문화가족의 44.6%는 노후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책임을 맡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최윤정 부연구위원은 “결혼이민자·귀화자들은 이미 국적을 받았거나 국민의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는 우리사회의 구성원”이라며 “다문화가족이 진정한 우리의 이웃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포용 노력이 필요한 시점임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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