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가요박물관 친일파 박시춘 작곡가 유품전시 ‘찬반논란’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2일 14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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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측 “독립의 도시 밀양에 친일파 작곡가 박물관 안돼”
찬성측 “대중음악 체험·관람 위해 필요, 새로운 관광명소”

밀양가요박물관건립저지시민연합이 2일 오전 밀양시 내이동 의열기념관 인근에서 밀양가요박물관 건립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2019.5.2.© 뉴스1
밀양가요박물관건립저지시민연합이 2일 오전 밀양시 내이동 의열기념관 인근에서 밀양가요박물관 건립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2019.5.2.© 뉴스1
경남 밀양시가 추진하는 ‘밀양가요박물관(가칭)’ 건립을 두고 지역에서 찬반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 박물관에 친일파 작곡가로 알려진 박시춘(1913~1996)의 유품전시 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2일 오전 밀양시 내이동 의열기념관 인근에서 밀양가요박물관 건립 찬반집회가 각각 열렸다.

‘밀양가요박물관 건립 저지 시민연합’은 “1급 친일파 박시춘을 중심으로 하는 가요박물관 건립에 주저없이 앞장서는 박일호 밀양시장과 손정태 밀양문화원장을 독립단체와 시민단체들의 이름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연합은 “밀양은 무수히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명실상부한 독립의 도시로 전혀 손색이 없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3곳의 독립기념관 중 한 곳이 자리한 자랑스러운 도시”라며 “친일반민족행위에 대한 어떠한 반성도 없이 이어온 친일파 선양사업에 단 한차례의 공청회도 없이 시작된 밀양가요박물관 건립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시민연합은 Δ밀양가요박물관 건립 계획 백지화 Δ1급 친일파 박시춘의 생가·흉상·노래비 철거 Δ독립운동의 변절자 손정태 밀양문화원장 사퇴 등을 주문했다.

반면 박물관 찬성을 요구하는 ‘영남대로 복원 범시민추진위원회’는 ‘밀양에도 가요박물관이 필요하다. 밀양의 일은 밀양시민의 손으로’라는 펼침막을 걸고 지지를 선언했다.

위원회는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밀양시에 아리랑 아트센터를 건립해 클래식 위주의 음악을 감상하고 연주하는 공간을 만든데 이어 시민들과 보다 밀접한 대중음악과 유·무형자산 음악을 체험하고 관람하기 위한 가요박물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밀양시 역시 가요박물관이 특정인을 위한 박물관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다양한 의견 제시는 있을 수 있으나 일부에서 자의적 설정과 추측으로 마치 친일을 조장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시는 아직 가요박물관의 명칭·위치·전시·기획·운영 등 구체적인 세부 추진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방향을 정한다는 복안이다.

시 관계자는 “가요박물관 건립을 통해 관광객 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지역문화의 새로운 명소로서 문화관광 성장동력으로 견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요박물관은 시비 30억원을 투입해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밀양 출생인 박시춘은 ‘이별의 부산정거장’ ‘굳세어라 금순아’ ‘신라의 달밤’ 등 유명 대중가요를 만든 작곡가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일본군 지원을 독려하는 ‘혈서지원’ 등 군국가요를 작곡하면서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대중가요 작곡가 중 유일하게 이름이 올랐다.

(밀양=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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