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청 ‘유아교육 1번지’로 급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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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유치원 비율 95%로 전국 최고
놀이중심 교육으로 아동학대 근절, 모든 곳서 ‘방과후 과정’ 연중 운영

세종시 반곡동 괴화산 인근의 솔빛숲유치원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자연을 만끽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제공
세종시 반곡동 괴화산 인근의 솔빛숲유치원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자연을 만끽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제공
“나무와 풀로 왕관을 만들고 도토리를 주웠어요. 숲에서는 무엇이든 놀잇감이에요.”

최유나 양과 정승민 군은 세종시 인근 숲에 개설된 전국 최초의 공립 숲 유치원에 다닌다. 자연이 곧 교재이고 교실인 이곳에서 한국형 숲 유치원의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세종시의 공립 유치원 비율은 전체 유치원의 95%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놀이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며 수년째 아동학대 신고는 ‘0’이다. 세종시교육청이 추진하는 대한민국 유아교육 혁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이다.

2012년 개청 이후 시교육청은 공립 단설유치원 설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시내 59개 유치원 가운데 사립은 3개뿐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1일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선진화를 위해 공립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정부와 시민을 상대로 꾸준히 설득해 공립 유치원 예산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모든 유치원에 간호사와 안전지킴이를 배치하고 관리를 강화한 결과 2016년 이후 유치원 아동학대 신고는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콘텐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중 하나가 세종 아이다움 교육 방안이다.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배우도록 교육체계를 대폭 바꿨다. 이 관계자는 “놀이시간을 최대한 늘리고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요구하는 것을 최대한 반영하며 휴식시간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교육도 놀이처럼 즐거운 일이라고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전했다.

성장 중심 기록화도 시교육청이 주안점을 두는 유아교육 평가방식이다. 교사가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사진과 동영상, 면담 및 관찰 기록 등으로 남긴다. 교사와 학부모는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이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맞벌이 가정과 일정 시간 돌봄이 필요한 가정의 유아를 위해 모든 유치원에서 방과 후 과정을 연중 운영하고 있다.

올 3월 세종시 반곡동 (4-1생활권) 괴화산 자락에 개원한 솔빛숲유치원에서는 놀이와 학습과 체험 활동이 연중 내내 숲에서 이뤄진다. 다른 유치원이 이벤트처럼 진행하는 숲 체험 프로그램과는 성격이 다르다. 숲속 웅덩이의 개구리 알이, 새롭게 피어난 민들레가 유치원 아이들을 호기심의 세계로 인도한다. 유치원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산과 들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놀면서 건강한 생각을 하고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는 심성을 길러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숲 유치원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2016년 시작해 지난해 4개로 늘어난 혁신 유치원을 꾸준히 확대하고 유아교육에 학부모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폭넓게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최교진 교육감은 “아이들 교육은 나라의 미래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배우고 성장하는 유아교육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세종시#유아교육#공립유치원#숲 유치원#아동학대#방과후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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