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세 신지애 ‘달콤한 늦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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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투어 진출 처음으로 4월 2승… 식이요법 등 철저한 자기관리 효과
한-미-일 상금왕 석권 기대 높여

모처럼 찾은 그 맛이 우승만큼이나 달콤하기만 했다. 신지애(31·사진)는 지난달 28일 밤 일본 도쿄의 한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지인들과 조촐한 파티를 했다. 이날 생일이던 그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후지산케이 클래식에서 7타 차 역전 우승을 차지한 뒤 2주 가까이 손대지 않던 케이크와 콜라를 즐겼다.

최근 신지애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대회 기간에는 평소 그렇게 좋아하는 밀가루 음식도 먹지 않고 있다. 튀기거나 기름진 음식을 멀리하고 섬유질이나 단백질 위주의 식이요법을 병행한다. 밀가루 음식이나 튀긴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돼 몸이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간식도 아몬드, 호두, 볶은 콩 등만 먹는다. 신지애는 “단 음식이나 탄산음료는 우승이나 노 보기 라운드를 했을 때만 먹을 수 있는 선물로 생각한다”며 웃었다.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한국 여자 골프 선수로는 황혼이라는 30대에 접어들어서도 절정의 기량을 펼치고 있다. 신지애는 올 시즌 JLPGA투어에서 맨 먼저 시즌 2승을 달성하며 상금 랭킹 1위(4034만 엔·약 4억2000만 원)에 나섰다. 시즌 5개 대회에서 모두 6위 이내에 진입했다.

신지애가 이번 시즌 일본 투어 상금 1위에 오르면 사상 처음으로 한국, 미국, 일본 투어 상금왕을 석권한다. 이미 한국과 미국 상금왕에 올랐던 그는 2014년부터 JLPGA투어에서 5년 연속 상금 랭킹 5위 안에 들면서도 1위 자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JL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한 해에 메이저 3승을 거두고도 시즌 막판 안선주에게 추월당했다.

신지애는 “4월에 시즌 2승을 거둔 것은 일본 진출 후 처음이다. 좋은 흐름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5월 이후 우승 시동이 걸리는 슬로 스타터였다. 올해는 1월에 베트남에서 처음 전지훈련을 했다. 한 달 동안 20대 초반 후배 10명과 훈련을 하면서도 맨 먼저 연습장에 도착하는 건 신지애였다.

그 어느 해보다 의욕을 보인 신지애는 평균타수를 비롯한 주요 부문에서 1위에 오른 가운데 바운스백률(32.3%)에서 선두를 차지한 것도 눈에 띈다. 파보다 나쁜 스코어를 기록했을 때 바로 다음 홀에서 파보다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 뛰어난 마인드 컨트롤은 상금왕을 향해서도 큰 힘이 된다는 분석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jlpga 투어#신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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