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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서 읽으면 세상 보는 눈이 밝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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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서 읽으면 세상 보는 눈이 밝아져요”

이설 기자 입력 2019-04-30 03:00수정 2019-04-30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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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분야 번역서 100권… 믿고 읽는 스타 번역가 김명남 씨
번역가 김명남 씨는 “번역은 ‘제일 깊이 읽는 독서’라는 말에 100% 공감한다. 한 구절을 이해하기 위해 2, 3일씩 고민하는 일이 많다. 확신이 서지 않으면 저자에게 메일을 보내기도 한다”고 했다. 김동주 기자zoo@donga.com

전문 번역가로 활동한 지 14년째. 올 1월 출간한 ‘경험 수집가의 여행’(열린책들·2만5000원)으로, 옮긴 책이 100권을 꽉 채웠다. 22일 서울 청계천에서 만난 번역가 김명남 씨는 “세월이 흐르면서 결과물이 쌓인 것”이라고 했지만 매년 7, 8권씩 꾸준한 작업은 흔치 않다. 전문 용어가 난무하는 과학서라면 더 그렇다.

“언론사와 온라인 서점을 거쳐 번역가로 일을 막 시작하던 시기에 과학 담론이 부상했어요. 과학서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했죠. 화학 수학 물리학 의학 등 전 분야를 다룬다는 점이 제 작은 자부심입니다.(웃음)”

화학(KAIST)을 전공하고 환경 정책(서울대 환경대학원)을 공부했다. 과학 분야 1순위로 꼽히는 역자가 됐고, 그가 번역한 책만 골라 읽는 팬도 생겼다. 스타 번역가로 성장하는 사이 출판계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 과거엔 외서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김상욱(물리학자) 이정모(인지과학자) 등 인기 저자가 늘어나며 국내 책 출간이 더 활발하다.


김 씨가 추천하는 과학책은 뭐가 있을까. 봄에 어울리는 ‘식물산책’(글항아리·1만8000원)과 과학자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랩 걸’(알마·1만7500원), 그리고 자신이 번역한 ‘틀리지 않는 법’(열린책들·2만5000원)을 꼽았다. 그는 “과학서를 읽으면 세상을 이해하는 수단을 얻을 수 있다. 통계·수학 책을 읽으면 가짜뉴스를 꿰뚫게 되고, 식물학 책을 보면 길가의 들꽃이 더 반갑게 느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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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는 진입장벽이 낮은 시장이라고들 한다. 인문학 전공 대학원생은 해외 서적을 읽는 것 자체가 공부인 데다 특별한 자격증도 없다. 일감이 들어오는 대로 번역하길 9년, 그는 “운 좋게도” 책을 고를 권한을 얻었다. 책을 고르는 기준은 ‘얼마나 새로운가’이다. 번역가의 최대 장점은 지적 노동이기 때문이다. 번역 방식도 천지개벽했다.

“사전과 도서관에 의지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인터넷 덕분에 작업 시간은 단축되고 품질은 개선됐죠. 한데 독자들의 눈도 높아져 오역을 쉽게 찾아낸답니다.”

최근 그는 인기 저자 리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창비·1만4000원) 등 4권과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 ‘비커밍’(웅진지식하우스·2만2000원) 등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그가 꼽는 번역가의 1순위 자질은 ‘끈기’. 5∼7회 정독하다 보면 명문도 지루해지기 때문이다.

“번역가도 자신이 옮긴 문장을 전부 기억해요. 70세까지 언어 가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할머니라는 걸 독자가 알아채지 못하게 하려면 피나는 노력으로 감각을 유지해야겠죠?”

이설 기자 snow@donga.com
#과학서#스타번역가#김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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