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최고참’ 김승회 “나이먹으니 땀도 줄어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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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7일 0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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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김승회. © News1DB
두산 베어스 김승회. © News1DB
두산 베어스 김승회(38)는 ‘땀승회’로 불린다. 체질상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 ‘땀형’이라는 친근한 별명도 있다.

우여곡절 끝에 친정팀 두산에 돌아온지 벌써 3년째. 두산 선수단의 최고참인 김승회는 불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았다.

올 시즌 김승회는 15경기에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3.29(13⅔이닝 5자책)를 기록 중이다. 딱히 역할을 한정지어 설명할 수 없는 마당쇠다. 승패는 물론 세이브나 홀드도 없지만 3점대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팀이 뒤진 가운데 등판, 2⅓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김승회는 다음날 잠실구장 롯데 자이언츠전에도 11-3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전에서는 연투의 피로감 때문인지 ⅔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으나 도망가지 않는 공격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26일 롯데전을 앞둔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승회는 자신의 좋은 성적을 두고 “내가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도 아니고, 야수들의 수비가 좋기 때문”이라며 “어제는 (허)경민이 호수비 덕에 무실점을 기록했다”고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배명고, 탐라대를 졸업한 뒤 2003년 두산의 2차 5라운드(전체 40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한 김승회는 두 차례나 FA 보상선수로 팀을 옮긴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간 롯데에서 뛰었고, 2016년에는 윤길현의 보상선수로 다시 SK로 건너갔다.

2016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은 김승회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지만 SK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으며 자연스럽게 자유계약선수가 됐다. 은퇴의 기로에 놓인 김승회에게 손을 내민 구단이 바로 친정팀 두산이었다.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7회말 상황, 두산 두번째 투수 김승회가 역투를 하고 있다. © News1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7회말 상황, 두산 두번째 투수 김승회가 역투를 하고 있다. © News1
김승회는 “처음 뽑아줘 프로야구 선수라는 꿈을 이루게 해준 구단이며 힘들었던 시기에 불러준 구단”이라며 “어릴 때부터 OB(두산 전신)의 팬이었다. 팀에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뛰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두산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승회는 ‘회춘’했다. 2017년 데뷔 후 가장 많은 69경기에 나서 7승4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96을 기록했고, 지난해 역시 55경기에서 3승4패 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46으로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최고참 역할과 함께 전력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복귀한 뒤 팀이 우승을 놓친 것은 아쉬운 부분. 2015년과 2016년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차지한 두산은 김승회가 돌아온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승회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우승을 못한 것이 나 때문인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며 “작년과 재작년에는 선수들이 ‘당연히 우승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졌던 것 같다. 올해 다시 즐기는 야구를 하면 다시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덧 김승회는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 아홉이다. 나이가 들면서 ‘트레이드 마크’인 땀의 양도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김승회는 기량이 쇠퇴하기는 커녕 오히려 조금씩 나아진 성적을 내고 있다.

김승회는 “땀승회, 땀형이라는 별명도 관심의 표현이니 감사드린다. 예전엔 이런 선선한 날씨에도 땀이 났었는데 이제 나이가 들면서 땀도 줄어들고 있다”며 웃었다. “두산에 다시 들어와서 밝아졌다”는 김승회 스스로의 말처럼 그는 자신의 ‘땀’을 얘기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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