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화장실 스마트폰족’ 골머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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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일 보고도 게임-동영상에 빠져 급하게 이용하려는 사람에게 피해
공공화장실 ‘이용 자제’ 게시물도

좁은 공간의 안락함 때문일까. 일본에서는 최근 화장실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스마트폰을 보는 이른바 ‘고모리(こもり) 스마트폰’족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3일 보도했다. 고모리란 일본어로 틀어박혀 있다는 뜻이다.

고모리 스마트폰족은 특히 다수가 이용하는 공공화장실 이용자들에게 치명적이다. 볼일 이후에도 휴대전화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느라 떠나지 않아 정작 급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한 남성 회사원은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급한 복통을 느껴 공중화장실로 갔지만 기다려도 앞사람이 나오지 않았다”며 “화장실 안쪽에서 스마트폰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와 동영상 재생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최근 도쿄 대형 빌딩의 공공화장실에서는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화장실 내 게임이나 스마트폰 이용을 자제해 달라’ 같은 게시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용자들이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는 나카니혼(中日本) 고속도로 도쿄지사가 문 열림을 감지하는 센서를 이용해 관내 휴게소 및 주차장 공중 화장실 개별 이용 시간을 조사한 데서도 드러났다. 남성 화장실의 경우 2007년 3분 29초였던 이용 시간이 2014년 4분 4초, 2018년 4분 24초로 계속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청결해진 화장실이 휴식 공간으로 변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변기 제조사인 토토가 50인 이상 사무실에서 일하는 일본 성인 남녀 10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가 “업무 동기 부여에 영향을 주는 장소”로 화장실을 꼽았다. 용변과 몸단장 이외에 화장실에서 하는 일 1위는 “휴대전화, 스마트폰, 태블릿 사용”(39%)이었다. 그 외엔 휴식, 고민 등의 답변도 있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고모리 스마트폰족#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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