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평택서 이례적 사드전개 훈련…페북에 北 보란 듯 사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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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4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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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군 페이스북)
(주한 미군 페이스북)
주한 미군이 지난주 평택 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전개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주한미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5~20일 캠프 험프리스에서 제35방공포여단 소속 델타 포대가 모의 요격미사일인 '비활성화탄(inert)'을 훈련용 사드 발사대에 장착하는 훈련을 했다.

이번 훈련은 모의탄을 발사대에 넣은 뒤 발사 전 단계까지 세팅하는 과정을 능숙하게 숙달할 목적으로 시행됐다. 사드 레이더와 발사대가 정식 배치된 경북 성주가 아닌 평택 기지에서 훈련을 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미군은 민감한 훈련 장면을 담은 사진을 보란듯이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지난 20일 35방공포여단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에는 장병들이 크레인 고리로 사드 발사대를 끌어 올리는 모습, 비활성화탄을 발사대로 옮기는 모습, 발사대에 비활성화탄이 장착된 모습 등이 담겼다. 미군은 "이런 훈련은 팀의 업무 기술을 능숙하게 유지해 준다"고 설명했다.

미군은 지난해 말에도 성주기지에서 사드 훈련하는 사진을 공개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평택 기지 사드 훈련을 공개했다. 민감한 훈련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페이스북에 공개한 것이다. 이는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이 북한에 ‘도발하지 말라’고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성주기지에 배치된 사드로는 수도권과 주한미군 중추인 평택·오산 기지를 방어하기 어렵기 때문에 평택기지에서 훈련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사드의 최대 요격 거리는 200㎞로 성주에서 요격 가능범위 안에 들기는 하지만 가장자리에 놓여 있어 지상에 가까워진 노동미사일 등을 요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따라서 유사시에 대비해 수도권과 가까운 곳에서 긴급 전개하는 훈련을 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국방부는 이번에 공개된 사드 발사대는 "교육 훈련용일 뿐"이라고 했지만 군 안팎에서는 "유사시 실전 투입이 가능한 발사대"라는 얘기도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사드는 기본적으로 이동형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데, 평택에서 훈련했다는 건 평택 기지 등 미국의 핵심 시설을 지키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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