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올해 대북 정제유 공급량 中의 9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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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8년만에 정상회담]金, 하노이 노딜 이후 우군 찾기
푸틴, 한반도 영향력 제고 노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 북-러 정상회담에서 양자 간 경제협력과 비핵화 방안을 주요 의제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노딜’ 이후 국제사회에서 대북 제재 완화 주장을 거들어줄 우군을 찾고,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제고를 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내 자국 노동자의 잔류를 요청하는 것이 북한 입장에선 급선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현재 1만1000명에 달하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을 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 해외 파견 노동자는 북한의 핵심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다. 반면 중국 정부는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자국 기업에 6월까지 이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라고 요청했다고 도쿄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최근 들어 북한에 대한 유류품 공급을 늘리는 등 중국 이상으로 긴밀한 경협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1, 2월 북한에 정제유 1만358t을 공급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북한에 정제유 1170t을 제공하는 데 그쳤다. 8.8배 차이다.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 속에 워싱턴의 눈치를 보며 대북 지원에 주저하는 사이 러시아가 그 틈을 파고들어 북한에 ‘에너지 인공호흡기’를 달아준 모양새가 된 것이다.

러시아는 북-러 회담을 통해 비핵화 ‘빅딜’ 기조를 고수하는 미국을 견제하고 한반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러 회담을 통해 북한은 안보리 제재를 해제시키려는 환경을 만들고 러시아는 동북아에서 위상을 확장하려는 것”이라며 “북한이 (러시아라는) 링거주사를 맞고 숨을 돌리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라디보스토크=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러시아#하노이 노딜#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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