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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장애인 차별과 학대, 일제강점기 때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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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장애인 차별과 학대, 일제강점기 때 시작”

조종엽 기자 입력 2019-04-20 03:00수정 2019-04-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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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장애인사/정창권 지음/368쪽·2만 원·사우
안질(眼疾)을 앓았던 세종대왕은 오늘날로 치면 시각장애 2급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조선시대 정1품 벼슬에 오른 장애인도 있었다. 평민 장애인도 자신에게 맞는 갖가지 직업을 갖고 자립적인 삶을 살아갔다. 중증 장애인은 나라가 구제에 나섰다. 편견은 엄연히 존재했지만 오늘날 정도의 차별을 받은 건 아니고, 사회의 양지에서 비교적 떳떳하게 살았다고 한다.

역사 속 소외계층의 모습을 연구해 온 고려대 초빙교수가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장애인의 삶을 조명한 책이다. 근대, 특히 일제강점기로 들어오며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다. 산업화 등으로 장애인의 수가 급증한 반면 복지정책은 거의 시행되지 않았다. 장애의 인식도 매우 부정적으로 바뀌어 동정과 비유의 대상을 넘어 놀림과 학대, 배제의 대상이 됐다. 조선시대 장애인은 몸에 병이 있는 사람, 불편한 사람으로 여겨졌지만 근대에는 ‘불구자’ 즉, 뭔가를 갖추지 못한 사람으로 불렸다. 20세기 초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정당화하는 우생학이 확산되며 부정적 인식은 더욱 강해졌다.

어느 시대보다 큰 고통을 겪으면서도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이들도 있었다. 책은 의병과 독립운동가, 교육자, 예술가 등으로 활약한 장애인들을 평전 형식으로 소개한다. 저자는 “장애인사(史)를 연구하다 보니 역사는 때로 후퇴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현대 장애 문제의 뿌리는 외부에서 이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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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장애인사#정창권#장애인 차별#일제강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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