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스트 정치가’ 앨런 가르시아 前 페루 대통령, 경찰 체포직전 자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8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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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불황기와 2000년대 호황기에 두 차례 대통령 재임
페루 검찰 “정치자금 세탁 범죄조직의 실질적 우두머리였다”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 총으로 자신의 머리 쏴 숨져

AP=뉴시스
AP=뉴시스
타고난 연설 솜씨를 앞세워 페루 대통령으로 두 차례 당선돼 총 12년간(1985~1990년, 2006~2011년) 재임한 포퓰리스트 정치가 앨런 가르시아(사진)가 17일 오전 리마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향년 70세.

카를로스 모란 페루 내무부 장관은 “출동한 경찰에게 ‘변호사를 부르겠다’고 말한 가르시아가 침실로 들어가고 나서 몇 분 뒤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고 말했다. 페루 법원은 두 번째 임기 중에 브라질 건설업체 오데브레흐트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가르시아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가르시아의 첫 임기 동안 페루는 극심한 물가 상승, 빈번한 테러, 만연한 정치 부패로 인해 사상 최악의 침체기를 겪었다. 퇴임 직후 가르시아는 프랑스 파리로 망명했다. 2006년 대선에서 재기에 성공한 뒤 경제가 빠른 성장세를 보여 인기를 회복했지만 2016년 세 번째 도전한 대선에서는 6%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페루 검찰은 가르시아를 자금 세탁 범죄조직의 실질적 우두머리로 지목하고 있었다. 오데브레흐트가 페루, 멕시코, 브라질 정치인들에게 총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의 뇌물을 건넸다고 인정하면서 가르시아 외에도 3명의 전직 페루 대통령이 체포됐거나 재판을 받고 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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