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첨탑 재건설계 국제공모”… 마크롱 “5년내 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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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대성당 화재]3D자료 동원… 복구 40년 걸릴수도
화재 잔해서 건질 구조물 찾아내고 아치보 세울 참나무 3000그루 필요
기부금 줄이어… 하루만에 1조원

“5년 안에 노트르담 대성당을 원래보다 더 아름답게 재건하겠다.”

화마(火魔)가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할퀴고 지나간 지 하루 만인 16일(현지 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는 역사가 언제나 극복해야 할 도전의 대상이라는 것을 일깨워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를 마친 뒤 화재로 무너져 내린 첨탑의 재건 설계를 국제 현상공모에 부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대성당 내부는 참혹했다. 내부 유리들이 검게 그을렸고 바닥에는 화재로 인한 잔해가 수북했다. 중세 미술 전문가인 에밀리 게리 영국 켄트대 박사는 “복원에 20∼40년 걸릴 것”이라고 CBS에 전했다.

복원 과정에는 과학의 진화에 따른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타계한 예술사학자 앤드루 탤런 미국 배서대 교수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모습을 0.1인치까지 자세하게 담아낸 3차원(3D) 자료를 남겼다. 이는 대성당 내부를 과거처럼 복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초기 복원 과정에서 추가 붕괴나 훼손 등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잔해 일부는 재건 자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고고학 발굴’처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영국 요크대 고고학부의 케이트 자일스 박사는 “완전히 훼손되지 않은 목재 파편이나 돌, 예술품을 기록하는 작업이 포함된다”고 BBC에 전했다.

본격적으로 피해 정도를 조사하는 과정에선 석조 구조물의 상태를 살피는 것도 필요하다. 아치 천장 등에 쓰인 석재는 고온에 훼손되거나 약해졌을 수 있다. 대부분 소실된 지붕을 다시 올리는 데 필요한 목재를 찾는 것도 과제다. 여기에는 참나무 3000그루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가디언은 “건축, 석재, 스테인드글라스 관련 전문가들이 앞으로 몇 주 동안 파리에 속속 모일 것”이라고 전했다.

협력과 지원 의사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전화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성당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헌신한 사람들에게 가톨릭 교회 전체의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파리 시민들은 이날 도심 곳곳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하는 등 서로를 위로했다. 노트르담 대성당과 1km 떨어진 생쉴피스 성당에서는 수백 명이 미사에 참석했으며 시민들이 “힘을 모으자”는 말을 건넸다고 BBC가 전했다. 화재 발생 하루 만에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등 프랑스 기업들은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에 8억8000만 유로(약 1조1297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약속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프랑스#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마크롱 대통령#첨탑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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