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식 우려 시선에… 현대重, 기자재 자회사 매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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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협력사와 상생 의지… 인수 앞두고 몸집 줄이기 효과도

현대중공업이 선박 기자재를 생산하는 자회사 2곳을 매각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계열사를 통해 경남 창원시와 거제시의 선박 기자재 협력업체 물량까지 독식할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대응책이다.

현대중공업은 15일 자회사 현대힘스와 현대중공업터보기계의 경영권 지분을 재무적투자자(FI)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매각 지분 규모와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대중공업은 이번에 15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힘스는 선박 블록을 만드는 곳으로 지난해 1288억 원의 매출을 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여러 금융사가 참여한 허큘리스홀딩스가 총 13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매겨 경영권을 인수했다. 현대중공업터보기계는 대형 플랜트에 들어가는 산업용 펌프 및 압축기 등을 생산하는 자회사로 기업 가치는 800억 원으로 책정됐다. 경영권 지분 인수자는 팍스톤매니지먼트다.

현대중공업의 이번 자회사 매각은 선박 기자재 계열사가 대우조선해양의 공급 물량까지 독식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창원과 거제 등에 몰려 있는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들은 현대중공업으로 인수된 뒤 그룹 계열사로만 일감이 몰릴 것을 우려해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앞으로 수입에 의존했던 일부 선박 기자재 제품까지 국산화할 수 있도록 국내 조선 협력업체에 대한 기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은 자회사 2곳을 매각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앞둔 상황에서 몸집을 가볍게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선박 사업과 관련해 완전한 수직계열화 전략을 포기하되 주력 분야에만 집중하기로 결정한 셈이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현대중공업#자회사 매각#대우조선해양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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