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9년만에 시정연설…대의원들 ‘만세’ 부르며 기립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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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3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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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 김정은 연설 장면 보도
대의원들 연설 중간마다 박수…연설 종료되자 ‘만세’ 부르기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차회의 2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2019.4.13/©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차회의 2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2019.4.13/© 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최고지도자로서는 29년만에 시정연설을 통해 대외 정책적 입장을 밝히자, 회의에 참석한 전체 대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내고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다.

13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전날(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 2일회의 진행 소식을 전하며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 장면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을 위해 연단으로 나서자 대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우리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한 것은 1990년 5월 김일성 주석이 최고인민회의 제9기 제1차 회의 이후로 처음이다.

대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연설을 들으며 메모를 하는 등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의 연설 중간 중간 박수를 치며 연설 내용에 동의하기도 했다.

새로 인선된 국무위원회 및 상임위원회 성원들도 주석단에 앉아 김 위원장의 연설을 경청했다. 이번 인선으로 ‘2인자’가 공식화 된 최룡해 당 부위원장이 안경을 쓰고 연설 내용을 메모하는 모습도 화면에 잡혔다.

중앙TV는 김 위원장이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 주의화를 실현하기 위한 기본투쟁과업,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위한 현 단계의 투쟁에서 우리 공화국 정부 앞에 나서고 있는 중심과업과 실천방도들을 뚜렷이 밝혀주시였으며 조성된 현 정세를 분석평가 하시고 우리 당과 정부가 견지하여야 할 대외 정책적 입장을 천명하시었다”고 전했다.

이어 중앙TV는 “전체 대의원들은 역사적인 시정연설에 우리 인민의 의사와 요구를 반영한 공화국 정권의 발전방향과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진로가 명확히 밝혀져 있는데 대하여 일치하게 인정하면서 열광적인 박수로 전적인 지지찬동을 표시하였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을 마치자 대의원들은 또 다시 기립 박수를 보내며 ‘만세’를 외치고 환호했다. 김 위원장은 오른손을 머리 위로 들어 대의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김 위원장은 연설을 마치고 자리를 뜨면서 주석단에 앉아 있던 최룡해 상임위원장, 박봉주 당 부위원장 등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차회의 2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2019.4.13/©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차회의 2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2019.4.13/© 뉴스1

중앙TV는 최룡해 상임위원장의 폐회사도 전했다.

최 상임위원장은 “전체 대의원들과 회의 참가자들이 경애하는 최고영도자동지께서 역사적인 시정연설에서 제시하신 강령적 과업을 높이 받들고 참다운 인민의 나라, 사회주의 조국의 부강발전을 위하여 한마음 한 뜻으로 힘차게 일해나가자”고 말했다.

한편 조부인 김일성 주석의 시정연설 이후 29년만에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이 부활된 것과 관련, 북한 내부적으로는 시정연설 자체에 큰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정은의 ‘국가수반’ 지위 변동에 맞춰서 (시정연설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의) 지위 변동에 대해 큰 정치적 의미를 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의 ‘조부 따라하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위원장은 김 주석이 사망한 지 19년만인 2018년, 신년 연설을 부활시키기도 했다.

김일성 주석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남북고위급회담 제의나 남북한 자유왕래와 전면 개방을 제시하는 등 대외정책을 깜짝 발표해 이목을 끌었던 바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도 선대를 모방함으로써 내부적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 시정연설을 부활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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