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대상 이형준… “무관의 제왕에서 ‘4계절 제왕’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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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퍼]작년 우승 없이 ‘KPGA 대상’ 이형준
“다승-상금왕 압도적 시즌 목표… ‘슬로 스타터’ 벗으려 체력 키워”

‘무관의 제왕.’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하며 최고 자리에 오른 이형준(27)에게는 이런 별칭이 붙었다. 2005년 허석호 이후 13년 만에 한 시즌 동안 단 한 번의 우승도 없이 대상을 수상하는 진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새 시즌을 앞둔 이형준은 우승에 목말라 있다. 경기 용인 88골프장에서 만난 그는 “지난해 유일하게 아쉬웠던 것이 우승이 없었던 것이다. 이번 시즌에는 다승왕과 상금왕을 목표로 정했다. 경쟁자들을 제치고 단독 질주하는 시즌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그는 상금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슬로 스타터’의 이미지에서도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그는 모두 가을에 우승(각각 1승)을 차지해 ‘가을의 사나이’로 불린다. 이형준은 “과거에는 발동이 조금 늦게 걸리는 스타일이었다. 이번 시즌은 개막 전부터 샷 감각이 너무 좋은 만큼 1년 내내 골프를 잘하는 ‘4계절의 사나이’가 되겠다”고 말했다.

두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형준은 비시즌 동안 체력 보완에 집중했다. 무더운 여름에 치러지는 대회에서 체력 문제를 느껴 승수 쌓기에 실패하거나, 승부처에서 뒷심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형준은 “올해 초 태국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벤치 프레스 등 웨이트 트레이닝을 1시간 이상 매일 실시해 근력과 체력을 모두 키웠다. 이 과정에서 몸무게가 3kg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53위(278.65야드)로 장타자가 아닌 그는 쇼트게임 능력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이형준은 “필드 훈련 시에 퍼트 등 쇼트 게임을 점검했다. 퍼트 등이 흔들릴 때는 집에서 거울을 보면서 자세를 가다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대상 수상자인 이형준이 경기 용인 88골프장에서 힘차게 스윙을 하고 있다. 이번 시즌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18일 개막) 출전을 앞두고 샷 감각 유지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시즌 초반부터 승수를 올려 상금왕과 다승왕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대상 수상자인 이형준이 경기 용인 88골프장에서 힘차게 스윙을 하고 있다. 이번 시즌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18일 개막) 출전을 앞두고 샷 감각 유지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시즌 초반부터 승수를 올려 상금왕과 다승왕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KPGA 관계자는 “이형준의 장점은 기복이 없다는 것이다. 꾸준한 경기력으로 출전하는 대회마다 낙오(컷 탈락) 없이 준수한 성적을 냈기 때문에 우승 없이도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 대상에 오른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형준은 국내 투어 최다인 30개 대회 연속 컷 통과를 기록 중이다. 이형준은 “오래도록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는 골퍼가 되고 싶다. 생후 7개월 된 아들이 아직은 아빠가 골프선수라는 것을 모른다. 3년 정도 뒤에 아이가 성장했을 때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면 책임감을 갖고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준은 18일부터 경기 포천시 대유 몽베르CC에서 열리는 KPGA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 출전한다. 그는 “개막전에는 아버지가 캐디를 맡아주실 예정이다. 포천에 거주하는 처가에서도 응원을 올 예정이다.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치러지는 시즌 첫 대회인 만큼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kpga#이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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